막오른 1분기 실적 시즌…반도체 '질주', 배터리·석화 '뒷걸음'


SK하이닉스, 23일 실적 발표…앞서 삼성전자 역대급 실적 달성
업종 전반 실적 개선세…배터리·석유화학 기업은 1분기 적자 전망

SK하이닉스는 오는 23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이번 주부터 줄줄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반도체 기업을 향한 시장 기대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석유화학 등 일부 업종의 기업들은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번 주 실적 발표를 앞둔 기업 중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전통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비수기인 1분기임에도 앞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나란히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 신호가 더욱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3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 50조1046억원, 영업이익 34조8753억원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184%, 368% 증가한 호실적이자,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다른 반도체 기업들처럼 예상치를 크게 웃돌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로 키움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40조원 가까이 끌어올렸다.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지는 건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에 대한 확신이 굳건해서다. 현재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로 인해 HBM 등 고부가 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HBM 강자인 SK하이닉스가 큰 수혜를 볼 수 있는 흐름이다.

다만 성과급 재원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회사는 기본급 1000%였던 상한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성과급으로 인한 금액 부담 또한 전례 없는 수준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250조원대까지 언급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57조2000억원에 달한다. 확정 실적 발표일은 오는 30일이다.

정우성 LS증권 연구원은 이날 "HBM 중심의 이익 성장 기대가 여전히 유효하다. 1분기 매출은 55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35조6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다만 영업이익의 경우 성과급 비용 반영 영향으로 시장 기대치 대비 10% 하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의 1분기 실적 잠정치를 내놨다. 오는 30일 확정 실적 발표를 통해 사업부별 수치를 공개할 예정이다. 관심사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이익 비중이다. 재계는 DS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넘어서고, 나머지 이익을 주로 모바일(MX)이 채울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도 호실적을 예고했다. 지난 7일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1분기 매출 23조7330억원, 영업이익 1조6736억원을 기록했다고 알렸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1분기 최대치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2.9% 늘어났다. 생활가전 등 주력 사업이 든든히 버티고 있는 가운데, 원가 구조 개선 효과가 나타났고, 플랫폼·구독·온라인판매 등 고수익 사업 성장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구체적인 사업본부별 실적을 오는 29일 공개할 예정이다.

반도체·전자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부품사들도 1분기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기는 AI·서버 및 전장용 시장이 지속 성장하면서 3조원대의 매출, 3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반도체 기판 수요의 견조한 흐름 속에서 5조원대 매출과 1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0%가량 늘어난 수치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올해 1분기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팩트 DB

지난해 적자 늪에서 탈출한 LG디스플레이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 사업 전환 효과가 이어지며 또 한 번 실적 개선을 이뤄낼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비수기를 뚫고 전년 동기(영업이익 5000억원)와 유사한 1분기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점쳐진다.

조선 업계 표정도 밝다. HD한국조선해양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17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6% 정도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 176% 급증한 3700억원, 3400억원 수준이다.

중동 전쟁의 수혜자로 꼽히는 방산 기업들은 숨 고르기 속에서 대부분 전년 대비 증가한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국내 항공 업계는 1분기 여객 수요 회복에 힘입어 전반적인 실적 개선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3일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이 4조5151억원, 영업이익이 516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각각 14%, 47% 증가했다.

다만 1분기 주춤하는 기업들도 있다. 오는 23일 실적 발표를 앞둔 현대차가 대표적이다. 현대차의 1분기 예상 매출은 45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2조60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미국발(發) 관세 부담이 커진 영향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배터리와 석유화학 업계에는 먹구름이 잔뜩 꼈다. 먼저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서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배터리 3사 모두 1분기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LG화학·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 기업들도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공급 과잉, 중동 전쟁 등 악재가 이중 삼중으로 덮쳐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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