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주택을 오래 보유할수록 양도소득세를 깎아주는 장기보유 특별공제(장특공제)를 폐지하자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다음 달 9일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 시행을 앞둔 가운데, 장특공제까지 폐지되면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장특공제 전면 폐지는 과도하다고 평가하며, 이는 거래 위축과 세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윤종오 진보당 의원 등 10인은 장특공제를 폐지하고 1인당 평생 받을 수 있는 세금 감면 한도를 2억원으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장특공제는 부동산을 장기간 보유한 후 양도할 때 발생하는 양도소득세를 보유 기간에 따라 일정 비율 공제해주는 제도다. 현행법상 1세대 1주택자는 양도가액 12억원 이하일 경우 양도세가 면제되며, 12억원을 초과하는 주택도 10년 이상 보유·거주하면 양도차익의 최대 80%를 공제받을 수 있다.
이 제도는 장기 보유에 따른 명목상 자산 증가를 조정하고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다만 집값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고가주택 보유자에게 과도한 세제 혜택이 돌아간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법안 발의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윤 의원은 "장특공제가 양도차익 규모에 비례해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구조인 만큼 고가주택으로 갈아탈수록 더 많은 혜택을 보는 역진적 문제가 있다"며 "고가주택의 장기 투자수익률을 높여 상급지 중심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심화시키고, 나아가 수도권 집값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반발도 적지 않다. 16일 기준 입법예고 의견란에는 약 1만2000건이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1만건 이상이 반대 의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견 참여자들은 "1주택자는 국가가 보호해야 할 대상", "개정안 시행은 사실상 중산층의 노후 대비 자금을 환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와 같은 주장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특공제 축소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전면 폐지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 겸 미국 IAU 교수는 "장특공제는 기본적으로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혜택인 만큼 현 단계에서 폐지까지 가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공시가격 상승으로 보유세 부담이 이미 커진 상황에서 추가적인 세 부담을 주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심 전문위원은 "정부 정책을 신뢰하고 장기 보유를 선택한 1주택자 입장에서는 제도 변경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세제의 예측 가능성과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면 폐지보다는 공제율을을 60% 수준으로 낮추는 등 점진적 축소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특공제 폐지로 인한 거래 위축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몇 년간 주택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실수요자가 갈아타기를 할 경우 장특공제가 사라지면 양도세와 취득세 부담이 동시에 늘어난다"며 "세금 부담이 급격히 커질 경우 주택 거래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생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 한도를 2억원 설정하면 서울처럼 주택가격이 높은 지역에서 인플레이션과 집값 상승을 고려할 때 점점 금액이 현실과 부합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도 장특공제 손질 필요성은 여러차례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주거 목적이 아닌 투자·투기용 주택까지 장기 보유를 이유로 세금 감면을 해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장특공제 제도가 매물을 막고 투기를 권장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달 CBS 라디오에 출연해 "집값이 그렇게 많이 올랐는데, 그분들이 낸 세금을 월급쟁이들이 낸 세금과 비교하면 말이 안 된다"며 "전체적으로 세제에 대한 손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