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리스크 털어낸 두나무, 네이버 합병 탄력받나


미신고 거래 '고의성 부재' 인정
"합병 좌우할 변수는 아냐"…업계선 신중론도

두나무가 FIU 제재 취소 소송 1심에서 승소하며 규제 리스크가 완화되고 네이버와의 합병 불확실성도 일부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나무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금융정보분석원(FIU)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하면서 규제 리스크가 완화됐다. 법원이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거래에 대한 명확한 기준 부재를 인정하면서 제재 근거가 흔들린 데 따른 것이다. 네이버와의 합병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며 향후 사업 연속성과 기업가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5부(부장판사 이정원)는 지난 9일 열린 '영업 일부정지 처분 취소청구' 선고에서 원고인 두나무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100만원 미만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에 대해 당시 명확한 규제 기준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FIU가 지난해 2월 부과한 3개월 영업 일부정지 처분은 효력을 상실하게 됐다.

이번 소송은 FIU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을 이유로 두나무에 중징계를 내리면서 촉발됐다. FIU는 두나무가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19곳과 총 4만4948건의 거래를 중개하며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금지 의무, 고객확인(KYC), 고위험 거래 제한 등 내부통제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영업 일부정지와 함께 대표이사 문책경고, 준법감시인 및 보고책임자 면직 등의 제재를 통보했다.

법원이 제재의 핵심 근거였던 규제 기준의 불명확성을 인정하면서, 두나무가 주장해온 '고의성 부재' 논리가 받아들여졌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향후 가상자산 규제 기준 설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번 판결은 FIU의 향후 제재 집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규제 기준의 명확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제재의 정당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확인되면서, 향후 유사 사안에 대한 제재 수위나 방식이 보다 신중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판결은 두나무가 추진 중인 네이버와의 합병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그간 규제 리스크와 당국 승인 여부가 주요 변수로 꼽혀온 만큼, 이번 승소로 사업 연속성과 기업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합병 자체의 성패를 좌우할 변수는 아니라는 시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당 제재는 이미 합병 논의 이전부터 인지된 사안으로, 이번 판결이 합병 추진 여부를 좌우할 정도의 변수는 아니다"라며 "기존에도 리스크를 안고 가는 구조였기 때문에 '탄력이 붙었다'라고 하기보다는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 수준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은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사한 사유로 제재를 받은 빗썸 역시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로, 법리 판단이 이어질 경우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빗썸은 최근 FIU로부터 자금세탁방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영업 일부정지 6개월 제재를 통보받은 뒤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두나무 사례는 법리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선례가 될 수 있다"며 "유사한 사안인 만큼 향후 소송 과정에서 보다 유리한 논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두나무 측은 "규제를 준수하고 건전한 디지털자산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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