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에이엘, 배임 혐의·사법리스크 '겹약재'…상폐 벼랑 끝


감사의견 거절로 3월 23일부터 거래정지
해임된 김영대 전 대표, 전현직 임원 배임 혐의 고발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호에이엘은 지난달 23일부터 거래가 정지중이다. 거래정지 직전 주가는 532원으로 52주 신고가 대비 73.46% 내려와 있다.. /대호에이엘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상장폐지 기로에 선 코스피 상장사 대호에이엘이 배임 혐의에 경영권 찬탈 논란까지 겹치면서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주총)에서 현 이사회 안건을 모두 가결하며 외형상 고비를 넘기는 듯했으나, 주총 직후 터져 나온 배임 공시를 통해 사태는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호에이엘은 전현직 임원 3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공시했다. 고소인은 김영대 전 대표이사이며, 발생 금액은 140억원이다. 이는 대호에이엘 자기자본 중 14.79%에 달하는 규모다.

시장에서는 대호에이엘의 위기는 예견된 인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2년 11월 코스피에 상장한 알루미늄소재 생산업체인 대호에이엘은 지난달 23일, 2025년 회계연도 사업보고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올해 초 2월 9일까지 최소 1300원대였던 주가도 거래정지 직전 532원까지 곤두박질쳤고, 이 과정에서 주주들은 이사회와 경영진의 무책임한 태도에 날 선 비판을 이어왔다.

당시 회사 측은 거래정지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한다면서도 모든 재무적 조치를 완료하고 내부통제 체계 전반을 개선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보호와 경영 투명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지속적인 개선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런 약속이 무색하게도 주총 직후 140억원대 배임 혐의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주주들의 신뢰는 더 무너진 상태다. 이미 거래가 정지된 상황에서 배임 혐의까지 불거지며 한국거래소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상장 유지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지배주주 집단의 현재 진행 중인 사법리스크도 회생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호에이엘 현 최대주주는 비즈알파 외 1인(8.97%)이나 이중 김석진 씨가 8.21%를 보유해 실질적인 최대주주로 꼽힌다. 비즈알파의 최대주주인 김언중 씨로 영풍제지와 대호에이엘에서 각각 대표와 부회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김석진, 김언중 씨는 이진훈 전 대호에이엘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며 함께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돼 구속·재판을 받고 있다.

배임 고발인의 행보도 관전 포인트다. 고발인인 김 대표는 지난달 이사회로부터 대표이사에서 해임된 상태다.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사가 직접 고발인으로 나서 총력전에 돌입했다는 점에서 사태 파장은 경영진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배임 공시가 발생한 대호에이엘이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49조에 따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오는 22일까지 결정할 예정이다. 대호에이엘의 이의신청 기한은 오는 13일까지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대호에이엘은 현재 상장폐지 기준인 의견 거절에 해당헤 이와 관련한 상장폐지 절차가 (배임 혐의와)별도로 진행 중이다"며 "심의 대상 여부 결정에 대해서는 다시 안내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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