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저축은행이 디지털전환(DT)에 속도를 높이면서 점포 운영을 중단하는 반면, 상호금융권은 대면 영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금융권 전반에 디지털전환이 필수로 자리 잡으면서 저축은행도 흐름에 올라탔지만, 상호금융은 점포를 늘리는 보수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디지털 전환 가속…점포 줄이고 효율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저축은행 79곳이 운영 중인 점포는 총 234곳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 259곳 대비 25곳 감소했다. 저축은행 지점은 지난 2020년까지만 하더라도 전국에 300곳이 넘었지만, 2021년 6월 말부터 매분기 감소하는 흐름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점(141곳) △본점(79곳) △출장소(14곳) 순이다.
저축은행 점포는 매년 축소 폭을 키우는 추세다. 2020~2023년까지 연간 10곳 안팎이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2024년에는 17곳이 문을 닫으며 당시 기준 역대 최대 폭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에도 25곳이 사라지며 다시 한번 최대 기록을 썼다. 한편에서는 이르면 연내 저축은행 점포 수가 200곳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대면 영업 축소 배경에는 대대적인 체질 개선이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점포에서 개인 회원과 기업회원을 모두 상대했지만, 이제는 온·오프라인 채널의 역할을 재정립하겠다는 전략이다. 그중 온라인 채널은 개인 회원 모집에 활용한다. 파킹통장이나 예적금, 신용대출 등 개인차주가 이용하는 업무는 앱에서 모두 수행할 수 있도록 구축하고, 점진적으로는 대출 심사 등 반복 업무에도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점포는 대형화를 도모한다. 단순히 점포 수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통합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점포에서는 기업대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법인 대상 여신 관리 등 기업금융 중심 업무를 수행한다.
일각에서는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고 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연령층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저축은행은 디지털전환과 함께 영업 방식 자체가 변화한 결과라고 선을 긋는다. 앱을 통해 20~40대는 물론 50대까지 고객 유입이 가능하지만, 목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려는 60대 이상 중장년층은 상호금융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설명이다.
중장년층 자금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필요성도 크지 않다는 평가다. 대출 수요가 위축되고 비용 절감 압박이 커진 상황에서, 웃돈을 얹어 자금을 끌어올 유인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체질 개선과 비용 절감 기조가 맞물리면서 저축은행 점포 수는 당분간 감소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면 영업을 통해 개인 고객을 유치하고 관리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주요 가입자층도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이에 맞춰 전략을 조정하는 과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면 영업 선호도는 앞으로도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대면 영업 강화 상호금융…지역 밀착 전략 유지
반면 상호금융권은 여전히 대면 영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2024년 말 기준 지역 지역농협 지점 수는 2768곳으로 5년간 55곳 증가했다. 이어 지역축협의 지점은 24곳 늘어난 615곳으로 집계됐다. 본점은 줄이는 대신 지점을 확대하며 대면 영업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새마을금고도 점포 영업 유지 기조가 뚜렷하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새마을금고 점포 수는 3247곳으로 2021년 말(3274곳) 대비 27곳 감소하는 데 그쳤다. 아울러 2024년 말과 비교하면 오히려 점포 수가 4곳 증가하는 흐름도 나타났다. 새마을금고의 주 고객이 소상공인과 중장년층인 만큼 지역 기반 영업망을 촘촘히 유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선 금고에서는 대면 중심 회원 관리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상호금융은 은행 이용이 어려운 취약차주와 지역까지 포괄하는 만큼 단순 금융기관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서다. 연고지 기반 사회공헌활동과 함께 노래·등산 등 문화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별도의 운영 비용 부담은 있지만, '록인 효과'는 분명하다는 평가다. 타 금융기관이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투입하는 광고·홍보 비용을 사회공헌에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한동안 2금융권 내에서도 이 같은 상반된 전략은 이어질 전망이다. 저축은행은 비대면 채널을 통해 비용 효율성과 젊은 고객층 확보에 방점을 찍는 반면, 상호금융권은 지역 네트워크와 신뢰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상호금융은 대면 접점 자체가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결국 금융권 전반의 디지털전환 흐름 속에서도 고객 특성과 영업 기반에 따라 서로 다른 노선을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협동조합은 금융기관이지만, 일선 조합이나 금고에서는 단순히 금융업무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금융 서비스의 한계를 지역 기반 소통으로 보완할 수 있는 만큼 대면 영업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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