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구조 재편하는 게임업계…몸집 줄이고 사업 다각화


게임 산업 성장 둔화…체질 개선 불가피
AI·인수합병·신사업 등 생존 전략 고심

국내 게임업계가 산업 환경에 맞춰 인력 구조를 재편하고 M&A, 비게임 사업 진출 등 수익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우지수 기자] 국내 게임업계가 몸집 줄이기와 사업 다각화에 동시에 나섰다. 국내 시장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 개발비가 치솟자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수익 구조를 모색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게임사들이 일제히 인력 재배치와 감축에 나서고 있다. 크래프톤은 약 2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엔씨는 지난해 희망퇴직과 분사를 거쳐 본사 인력이 5000명대에서 3000명대로 줄었다. 위메이드도 전사적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넥슨은 신규 채용을 중단하고 자회사 넥슨게임즈에서 개발 인력의 전환배치를 진행 중이다.

글로벌 게임업계 사정도 다르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2022년부터 전 세계 게임업계에서 누적 약 4만5000명 이상이 감원된 것으로 추정된다. 팬데믹 시기 급팽창한 조직이 수요 둔화와 개발비 급등이 겹치면서 과잉 인력으로 전환됐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유비소프트, 세가 등 글로벌 대형사들이 잇달아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같은 행보의 배경에는 게임 시장의 변화가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게임 이용률은 50.2%로 2015년 집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24.2%p 빠진 수치다.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도 2021년 8조1000억원 정점을 찍은 이후 성장이 더딘 상황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는 인건비가 곧 개발 원가인 구조라 AI로 공정을 자동화하려는 수요가 크다"라며 "고연봉 개발 인력을 AI로 대체하거나 신규 채용을 멈추는 흐름이 구조조정과 맞물려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게임사들은 사업 구조를 재설계하고 있다. 패트릭 쇠더룬드 넥슨 회장은 지난달 수익성이 낮은 프로젝트를 걸러내고 소수 정예 체제로 개발 구조를 압축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단일 IP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외부 유망 IP를 발굴하는 글로벌 유통사 전환을 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사명을 '엔씨(NC)'로 바꾸고 리니지 중심에서 벗어나 FPS, 서브컬처, 모바일 캐주얼까지 작품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필요한 역량은 인수합병으로 채운다. 시프트업은 일본의 게임 디렉터 미카미 신지가 이끄는 개발사 언바운드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퍼블리싱 계약이 아니라 개발 조직 자체를 흡수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엔씨도 스튜디오 인수와 퍼블리싱 확대를 예고했고 네오위즈는 외부 스튜디오 파트너십·지분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게임 밖으로 발을 넓혀 수익을 다변화하려는 시도도 있다. 크래프톤은 AI 기술을 방산·로보틱스에 접목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피지컬 AI 합작법인 설립을 결정했다. 엠게임도 로봇·AI 기반 커머스 플랫폼과 실버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했다.

넷마블은 2019년 인수한 코웨이의 구독형 수익 모델로 현금 흐름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근 3년간 코웨이로부터 1098억원 배당 수익과 3000억원 규모 지분법 이익을 확보했다. 지난 6일에는 넷마블이 코웨이 주식을 향후 1년간 1500억원 규모로 장내 매수하겠다고 공시하면서 기존 26%인 지분율이 20% 후반대로 올라갈 예정이다.

또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성공적인 비게임 사업 모델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통상 투자가 수익으로 돌아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게임 본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연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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