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도 결혼도 '부모 찬스' 의존도 확대


李 "주택문제, 결혼·출산 포기 가장 큰 원인"
부모 도움 없이 결혼한 사례…10명 중 1명

부모 경제력이 자녀 주거 독립과 결혼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청년층이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결혼 자금 부족을 1위로 지목했다. /뉴시스

[더팩트|이중삼 기자] 부모 자산이 자녀 주거 독립과 결혼 모두에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산이 많을수록 자녀 독립 가능성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결혼 비용 상당 부분을 부모가 부담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특히 금융 자산은 부동산보다 결혼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면 계층 간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 부모 경제력→"자녀 세대 생애 선택 중요한 변수"

한국여성경제학회가 최근 발행한 '부모의 자산이 자녀의 독립과 결혼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 자산은 자녀 주거 독립과 결혼에 큰 영향을 줬다. 주거 독립 이후에는 결혼 가능성도 높아졌다.

보고서는 "개인 소득이나 고용 상태뿐만 아니라 부모 경제력이 자녀 세대 생애 선택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국가데이터연구원 조사에서는 결혼하지 않는 주된 이유로 '결혼 자금 부족'이 1위로 지목됐다. 경제적 불평등은 계층 이동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모가 자가주택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자녀가 자가를 소유할 가능성도 높았다. 첫 출산 시기도 빨랐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해 발행한 '부모의 주택 소유 여부가 자녀의 주거 안정성과 출산 결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 주거 자산이 자녀의 주택 점유와 출산에 이르는 경로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안정성 확보가 출산 결정의 핵심 매개 요소임을 보여준다"며 "부모가 자가주택을 보유할 때 자녀 자가 소유 가능성은 약 4.25배 높았다. 내 집 마련을 이룬 자녀 집단은 임차 거주 집단보다 첫 출산 시점이 앞섰다"고 밝혔다.

◆ 부의 대물림→불평등 심화 가능성 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SNS를 통해 주택문제가 결혼과 출산 포기의 가장 큰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실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고비용 결혼문화 개선을 위한 정책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 경제적 도움 없이 결혼한 사례는 10명 중 1명에 그쳤다. 결혼 비용 절반 이상을 부모가 지불했다고 응답한 경우는 전체의 절반에 가까웠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집값이 높은 지역일수록 자녀가 자기 자본만으로 주택을 마련하기 어렵다. 부모 세대 증여를 통한 자산 이전 수요가 일정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흐름은 청년층 자산 형성 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신혼 청년가구의 자산 격차 발생 요인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 자산이 많을수록 자녀 세대 자산 규모도 컸다. 이는 1999년부터 2023년까지 노동패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는 자산을 축적한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함께 자녀 세대 가구 형성이 본격화되면서, 부의 대물림을 통한 불평등 심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상속·증여가 격차를 확대하는 통로로 작용하지 않도록 사회적 상속 개념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주택문제가 결혼·출산 포기의 가장 큰 원인이 됐다"며 "저출생으로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사라지게 생겼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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