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중단된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재개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노조의 다음 행보에 재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는 23일 투쟁 결의대회 진행이 확정적인 가운데, 서초사옥 집회 등이 별도로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3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 공동투쟁본부(공투본)는 오는 23일 평택사업장에서 열리는 첫 투쟁 결의대회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대표이사 수신으로 안전 협조 요청문도 전달한 상태다. 공투본은 해당일 오전 6시부터 집회 종료 때까지 사무복합동과 사무3동 사이 전 차선 도로를 점유할 예정으로, 이를 통해 인근 물류·수송 등에 일부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참여 인원은 상당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조합원 수만 지난달 31일 기준 7만375명(DS 5만5822명·DX 1만4553명)으로, 전체 직원의 절반에 달한다. 공투본 집계, 결의대회 참여 예상 인원은 2만6000여명이다. 공투본은 "참여하지 않는 사업부는 성과급, 근로 조건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지 않겠다"며 조합원 참여를 지속해서 책려하고 있다.
23일 이전까지 분위기가 급반전돼 집회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공투본은 대표적인 성과급 제도인 초과이익성과급(OPI)의 상한 폐지 없이는 재차 대화 테이블에 앉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대로라면 이달 평택사업장 집회, 5월 총파업 수순이다.
당초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 겸 DS부문장의 주도로 지난달 교섭이 재개되면서 노사 간 갈등이 봉합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노조는 SK하이닉스 등 경쟁사 수준 이상의 성과급을 보장하는 사측의 '특별 보상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합의점을 도출하고자 최대한 노력했다"며 교섭 중단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양측의 추후 만남은 기약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사측의 제안은 매출·영업이익 국내 1위 달성 시 '특별 보상'을 약속하고,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도 경영 성과 개선 시 성과급 최대 75%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노사 양측의 입장을 모두 반영한 합리적인 안이었다는 게 내부 평가다. 그럼에도 공투본이 이를 뿌리친 것은 OPI 50% 상한 폐지를 영구적으로 제도화하겠다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해서다. 이러한 공투본의 타협 없는 협상 기준은 메모리 외 다른 여러 사업부까지 고려해야 하는 사측이 가장 난감해하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공투본은 사측 교섭단 교체를 위한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사측이 성실 교섭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의 판단을 요청하기로 했다. 지노위 판단은 다음 달 초쯤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불성실 교섭이 인정되면 사측 교섭위원 전원에 대한 교체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공투본은 사측이 '경영진 반려'를 이유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것을 불성실 교섭 행위로 봤다. 이에 향후 전 부회장이 직접 교섭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결정 권한이 없는 교섭 대표와 대화를 이어갈 이유가 없다"며 "진정한 교섭 의지가 있다면,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 집회는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투본 내 3개 노조 중 하나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지난달 23일 이 회장 자택 앞에 모여 쟁의행위 돌입을 선언하려 했으나, 전 부회장의 대화 제안이 나오자 해당 일정을 취소한 바 있다. 다만 투쟁 결의대회와 별개로 추후 삼성전자 서초사옥 집회는 이뤄질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과반 노조 확정이 이달 중순쯤 될 것인데, 그렇게 되면 서초사옥에 갈 수도 있다"며 "아직 (일정이) 확정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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