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충격…석유류 가격 10% 급등, 3년5개월 만 최대


경유 17% 폭등에 물가 상승 견인…국제유가 급등 직격탄
농산물 하락에도 상방 압력 확대…"항공료·공산품으로 확산 우려"

최근 중동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국내 석유류 가격도 10% 가까이 치솟았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석유류 가격이 10% 가까이 치솟았다. 3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으로, 전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2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8.8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은 2월(2.0%)보다 0.2%포인트 높아지며 다시 오름폭이 확대됐다.

특히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9.9% 급등하며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였던 2022년 10월(10.3%)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품목별로는 경유가 17.0% 뛰며 상승세를 이끌었고, 휘발유(8.0%), 등유(10.5%)도 일제히 올랐다. 특히 경유는 승용차 위주의 휘발유와 달리 운송·물류 및 전쟁 수요가 겹치며 국제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급등은 미국과 이란 간 충돌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영향이 직접 반영된 결과다. 실제로 국제 휘발유 가격은 전년 대비 60%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등이 일부 완충 역할을 하면서 국내 상승폭은 10% 안팎에 그쳤다. 정부가 지난달 13일부터 시행한 석유 최고가격제가 일종의 방어막 역할을 하며 미국(30%대 상승) 등 주요국에 비해 충격을 완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석유류 가격 상승의 파급효과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공업제품 가격은 2.7% 오르며 2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석유류가 전체 물가를 끌어올린 기여도만 0.39%포인트에 달했다.

반면 농산물과 가공식품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며 물가 상승을 일부 상쇄했다. 농축수산물은 0.6% 하락했고, 농산물이 5.6% 하락하며 전체 소비자 물가를 0.25%포인트 낮췄다. 설탕(-3.1%), 밀가루(-2.3%) 등 주요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가공식품 상승률도 둔화됐다.

'밥상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6.6% 하락했다. 가계 구입 빈도가 높은 144개 품목을 대상으로 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다. 식품가격은 1.6%, 식품 이외 품목은 2.8%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쓰는 근원 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2% 올랐다. 한국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3% 올랐다.

정부는 향후 물가 불안을 경계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과 고환율 영향이 시차를 두고 항공료, 공산품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재정경제부는 "중동전쟁 영향 및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등으로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정부는 체감물가 안정을 위해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특히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시행, 에너지 수급관리 등 가격 안정 노력을 지속하고, 민생물가 TF 및 '중동전쟁 물가대응팀' 가동을 통해 주요 품목들을 집중점검하고 신속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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