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위기경보 '경계'로 격상…4단계 중 3단계 '심각성'↑


열흘 넘게 흐르무즈 발 원유 도입 중단…천연가스 '주의'로 격상
석탄발전 폐지 시기 연장 추진

원유 위기경보가 주의에서 경계로, 천연가스는 관심에서 주의로 각각 격상된다. 사진은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던 태국 화물선 마유레 나레호가 공격받은 모습. /뉴시스

[더팩트ㅣ세종=박병립 기자] 원유 위기경보가 '주의'에서 '경계'로, 천연가스는 '관심'에서 '주의'로 각각 격상된다. 중동 전쟁에 따른 원유 수급 불확실성이 확대해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일 행정안전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15개 관계부처와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9개 유관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제5차 자원안보협의회’를 주재했다.

◆ 위기경보 원유 '경계', 천연가스 '주의' 각각 격상

이번 회의에서 2일 0시부터 원유에 대한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경계'로, 천연가스도 '주의'로 격상하기로 의결했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국가자원안보특별법에 근거,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운용된다.

이번 위기경보 격상은 지난달 1일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기 직전 마지막으로 통과한 유조선이 같은달 20일 국내 입항한 이후, 열흘 넘게 호르무즈 발 원유 도입이 중단되면서 수송경로 봉쇄에 따른 국내 도입 차질이 본격적으로 가시화해서다.

또 중동 지역에서 원유 생산·수송시설에 대한 공격이 지속되는 등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커진 점도 위기 상황의 심각성을 더했다.

아울러 천연가스는 지난달 5일 카타르의 불가항력 선언(Force Majeure) 이후 현물구매, 해외자원개발 물량 등 대체 물량을 확보해 연말까지 수급 관리가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동아시아 국제가격이 급등해 결과적으로 전력과 난방요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정부는 자원안보 위기경보 '주의' 단계 발령을 통해 더 적극적 수요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정부의 공공기관 승용차 5부제 시행 6일째인 지난달 30일 한 기초자치단체 주차장에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운휴 대상 차량인 6번으로 끝나는 번호판을 부착한 승용차 3대가 나란히 주차돼 있는 모습. /양규원기자

◆ 수급 관리 조치 강화

특히 정부는 위기경보 격상에 맞춰 수급 관리 조치를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우선 공급 확대에 힘을 더 준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지 않는 대체 물량 확보를 위해, 물량 확보 가능성이 확인된 국가들을 대상으로 상무관과 코트라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아웃리치에 나선다.

석유공사의 해외 생산분을 본격 도입하고, 비축유는 민간의 대체 원유 선적이 확인될 때 비축유를 제공하고 민간 선적분이 국내 반입 시 상환하는 스와프(SWAP) 방식을 적용해 대체 원유를 확보할 계획이다.

공공과 민간 전반에 대한 수요 관리도 강화한다. 원유에 대한 '주의' 단계 발령 이후 지난달 25일부터 공공분야 의무적 차량 5부제를 시행하고 있다.

기후부는 경보 상향에 맞춰 현행 조치를 강화하고 민간의 에너지 절약을 더욱 촉진하기로 했으며, 국토교통부도 대중교통 이용 촉진과 교통비 부담 경감을 위한 시책을 추진키로 했다.

천연가스 수요관리를 위해, 원전 이용률을 높이고 석탄발전 폐지 시기 연장도 추진한다.

원유 도입 차질에 따라 수급 영향을 받고 있는 나프타와 석유제품에 대해서도 공급망 관리를 강화한다.

나프타 매점매석 금지와 수출 물량의 내수 전환을 추진하고, 대체수입에 따른 수입단가 차액 지원을 추경안에 반영(정부안 4695억원)하는 등 해외 물량 도입 지원에 나선다. 석유화학 제품도 필수재 생산 차질이 없도록 수급 점검과 공급망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또 민생 안정을 위한 최고가격제 효과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시장감독 조치를 강화한다. 가격동향 및 시장 상황에 대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범부처 합동점검단 등을 통해 점검과 단속을 강화해 위법행위 적발시 무관용 원칙 아래 관련 법령에 따라 엄단할 방침이다.

김 장관은 "정부는 위기 경보 격상에 맞춰 한 단계 높은 대응체계로 전환하겠다"며 "국민께서도 엄중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동참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rib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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