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에 증권사 '실적잔치' 2030은 '빚투 덫' 양극화 확대


수탁수수료 37% 급증…한투, 최대 2500% 성과급
레버리지 투자 함정에 빠진 2030…피해 집중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기조 속 증권사의 실적과 성과급은 급증한 반면, 2030 투자자들은 빚투 확대와 반대매매 위험에 노출되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이재명 정부 들어 부동산에 묶인 자금을 증시로 유도해 '국민 자산 형성'을 확대하겠다는 정책 기조가 본격화됐지만, 최근 증시 활황이 오히려 빈부격차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거래대금 급증으로 증권사들은 사상 최대 실적과 성과급 확대 흐름을 이어가는 반면, 개인 투자자 특히 2030세대는 레버리지 투자 확대에 따른 반대매매 위험에 노출되며 시장 내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61곳의 당기순이익은 9조6455억원으로 전년 대비 38.9%(2조7014억원)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권업계 최초로 한국투자증권이 순이익 2조원을 돌파하는 등 주요 증권사들이 일제히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0%를 회복하며 수익성 지표가 개선됐다.

실적 개선은 수수료 수익 증가가 견인했다. 지난해 증권사 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28.3% 증가한 16조615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투자자 매매 주문 대가로 받는 수탁수수료는 8조6012억원으로 전년 대비 37.3% 급증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은 4669조원에서 6348조원으로 1679조원 늘었고, 해외주식 결제금액도 24% 증가했다. 거래대금 확대가 곧바로 수익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가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이 같은 호실적은 곧바로 증권사 임직원 성과급 확대로 이어졌다. 한국투자증권은 본사 관리직 기준 기본급 대비 최대 2500%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검토 중으로, 예년(약 1800%) 대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도 실적 반등에 힘입어 2021년 이후 처음으로 기본급 대비 250%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재개했다. 이외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은 800%, KB증권은 600~700% 수준의 성과급이 예상된다. 성과급 확대와 함께 임직원 평균 보수도 증가해 주요 증권사 평균 연봉은 약 1억5700만원으로 전년 대비 9.9% 늘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임직원이 대표이사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는 사례도 잇따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안타증권 이종석 리테일 전담이사는 지난해 74억3200만원을 수령해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이는 대표이사 보수의 약 7배에 달한다. 삼성증권·NH투자증권·교보증권 등에서도 영업 성과에 따라 대표보다 높은 보수를 받은 사례가 이어졌고, 하나증권과 키움증권에서는 부장급 직원이 대표이사 연봉의 2~3배를 웃도는 보수를 받는 등 '성과 중심 보상' 구조가 두드러졌다.

증시 호황 속 금융소득이 상위 계층에 집중되고 하위 계층은 감소하며 자산 격차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그래프는 전년 대비 2025년 금융소득 변화율. /파이터치연구원

반면 개인 투자자들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증시 상승세에 편승한 '빚투(신용융자)'가 빠르게 늘어나며 시장 불안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달 6일 기준 신용융자 규모는 32조8000억원으로, 2021년 말(23조원) 대비 약 42% 증가했다. 특히 올해 들어 미수거래와 증권담보대출까지 포함한 레버리지 투자 규모가 가파르게 확대되며 금융당국도 경고에 나섰다.

문제는 레버리지 투자의 성과가 기대와 달리 부진하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이 대형 증권사 개인 계좌 460만개를 분석한 결과, 투자금 1000만원 이하 소액 투자자는 신용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 수익률이 25.3%였지만, 신용을 활용하면 6.4%로 크게 낮아졌다. 특히 2030 투자자의 경우 신용거래 시 오히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해 손실이 확대되는 경향이 뚜렷했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반대매매로 이어지는 악순환도 우려된다. 이달 기준 일평균 반대매매 규모는 839억원에 달한다. 평시에는 전체 거래대금 대비 비중이 크지 않지만, 시장 급락 시 연쇄적인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투자 경험이 부족한 개인 투자자일수록 손실을 감내하지 못하고 강제 청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사들에 신용융자 금리 인하 경쟁이나 수수료 이벤트 등 과도한 레버리지 유도 행위를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투자자가 반대매매 위험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손실 시나리오 안내를 강화하고, 필요 시 신용융자 한도 관리 적정성에 대한 현장 점검도 실시할 방침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소득 계층 간 자산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2025년 자산 상위 계층의 금융소득은 전년 대비 증가한 반면 하위 계층의 금융소득은 감소했다. 자산 4분위(상위 21~40%)와 5분위(상위 20%)는 각각 7.07%, 2.90% 증가한 반면, 자산 1분위(하위 20%)와 2분위(하위 21~40%)는 각각 1.34%, 0.78% 감소했다. 자본시장 호황의 수혜가 고자산층에 집중되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장은 "증권사는 거래가 늘수록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인 반면, 개인 투자자는 시장 변동성에 직접 노출되는 구조"라며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취지와 달리 실제 시장에서는 수익과 손실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2030 투자자 중심으로 레버리지를 사용한 투자 피해가 확대되는 만큼 투자자 보호 장치와 교육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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