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편 이익 대변" 이의 제기했다가 기각…효성家 조현문 무슨 일?


법무법인 바른 징계 요청했지만 기각 결정
"이례적으로 빨리 판단" 대한변협에 재청원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이 지난 2024년 7월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에서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유산 상속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서울중앙지법=이성락 기자] 효성가(家) 차남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이 "의뢰인인 자신이 아닌,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이익을 위해 일했다"며 법무법인 바른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재차 대한변호사협회에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징계 요구건은 조 전 부사장과 바른이 벌이고 있는 약정금 지급 소송의 판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17민사부는 27일 법무법인 바른이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43억원 규모 약정금 지급 소송의 5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번 소송은 조 전 부사장이 기본·성공 보수 지급을 거부하자 바른이 "약속한 돈을 달라"며 소송을 제기한 사건이다. 현재 법률 서비스 제공 및 보수 지급과 관련해 양측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이날 변론에서는 조 전 부사장 측이 바른을 상대로 제기한 징계 요구건과 관련해 서울지방변호사회의 결정이 언급됐다. 앞서 조 전 부사장 측은 "지난 2024년 3월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별세 이후 장남 조 회장, 삼남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등 형제들과 상속 다툼을 벌일 당시, 조 회장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화우의 합의서를 수용하라고 압박하는 등 바른이 의뢰인인 조 전 부사장 의사에 반해 업무를 수행했다"며 징계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결과는 '기각'으로 확인됐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비밀 유지나 품위·성실 의무 등을 바른 측이 위배했다고 인정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간 바른은 조 전 부사장 측 징계 요구에 관해 '불순한 의도'라는 반응을 보였다. 바른 측은 "바른이 대형 법무법인으로서 외부에 노출되는 분쟁을 일으키길 꺼린다는 점을 노려 압박하려는 것"이라며 "당초 바른과 약속한 돈 중 상당 부분을 아끼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싶다"고 설명해 왔다.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 측은 바른에 대한 징계 요구건과 관련해 기각 결정이 나오자, 대한변호사협회에 재청원했다. /더팩트 DB

조 전 부사장 측은 기각 결정에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 전 부사장 측 법률 대리인은 이날 재판 직후 <더팩트> 취재진과 만나 "바른과 화우가 주고받은 자료가 있다. 그때 어떠한 내용으로 업무를 수행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그 자료가 핵심"이라며 "현재 그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재판부에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이 자료가 나오면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제출하려고 했으나, 갑자기 기각 결정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통 이러한 소송이 진행 중이면 1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이번처럼 예비 조사만 마치고 갑자기 기각 결정을 내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저희도 영문을 모르겠다. 기각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조 전 부사장 측은 대한변호사협회를 통해 징계 요구 관련 재청원 절차를 밟고 있다. 조 전 부사장 측 법률 대리인은 "저희는 바른과 화우가 주고받은 핵심 자료가 추후 재판부에 제출되면, 그 자료를 받아 보완해서 다시 판단을 받겠다"고 밝혔다.

이날 변론에서는 증거 신청과 제출된 증거에 대한 반박 의사 확인 등 절차적인 부분이 주로 다뤄졌다. 다음 기일은 오는 5월 29일 오전 10시 10분이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3년 조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다 효성그룹을 떠났다. 하지만 이듬해 조 회장과 효성 주요 임원의 횡령·배임 의혹을 제기하며 '형제의 난'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부친 조 명예회장과도 갈등을 빚었다. 가족들과 사실상 의절한 조 전 부사장은 조 명예회장 별세 이후 유언장, 상속 문제를 놓고 형제들과 재차 대립각을 세웠다. 조 전 부사장은 자신의 비상장 주식을 고가에 매수하지 않으면 위법 행위가 담긴 자료를 검찰에 넘기겠다고 조 회장을 협박했다는 혐의(강요 미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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