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펄어비스가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붉은사막'을 7년간 개발해 선보였다. 출시 첫날 200만장, 나흘 만에 300만장이라는 이례적인 판매 기록을 세우면서도 극찬과 혹평을 동시에 받으며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붉은사막'은 지난 20일 출시 당일 전 세계에서 200만장 이상 판매됐고 24일에는 누적 300만장을 돌파했다. 개발비 약 1500억원에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250만장을 나흘 만에 넘어선 것이다. '붉은사막'의 패키지 가격은 7만9800원으로 단순 계산하면 300만장 매출은 약 2394억원에 달한다. 네오위즈 'P의 거짓'이 한 달, 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가 사흘 만에 100만장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빠른 속도다.
초반 이용자 평가는 복합적이다. 다른 조작 체계와 불친절한 인터페이스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해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이를 수용한 펄어비스가 조작 개편, 개인 창고 신설, 보스 난이도 하향 등을 담은 첫 번째 패치를 적용한 뒤 긍정 리뷰가 늘었다. 25일 오전 기준 스팀 리뷰 약 7만개 중 75%가 긍정적이지만 서구권과 아시아권의 온도차는 뚜렷하다. 영어권 리뷰는 약 80%가 호평하고 있는 반면 한국어 리뷰는 6000개 중 긍정 평가가 60%에 그쳤고 중국어·일본어 리뷰도 '복합적'에 머물러 있다.
이용자 리뷰를 살펴보면 긍정 평가에서는 자체 엔진을 사용한 수준 높은 그래픽, 광활한 오픈월드의 탐험 재미와 용병단 동료 시스템 등이 주로 언급된다. 플레이 시간이 누적될수록 몰입도가 높아진다는 반응도 많다. 반면 부정 평가는 복잡한 조작 체계와 불친절한 인터페이스, 부실한 서사에 집중돼 있다. 패치로 일부 개선됐으나 여전히 메뉴 구조나 전투 중 조작 반응성에 불만을 제기하는 이용자가 나오는 상황이다.
글로벌 평론 사이트 메타크리틱 평점은 78점, 오픈크리틱은 79점에 그쳤다. 메타크리틱은 전 세계 주요 게임 매체의 리뷰 점수를 종합해 산출하는 평점으로 게임 업계에서 작품성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통한다. 75점 이상이면 '전반적 호평'으로 분류돼 낙제점은 아니지만 개발 기간과 제작비를 감안해 시장이 기대했던 80점대 후반과는 거리가 있다. 비평가들은 펄어비스의 자체 엔진 '블랙스페이스'로 구현한 그래픽과 방대한 오픈월드는 높이 평가했고 복잡한 조작 체계와 불친절한 서사 전개를 감점 요인으로 꼽았다.
생성형 AI 논란도 불거졌다. 출시 직후 해외 SNS를 중심으로 게임 내 일부 그림에서 AI 이미지 특유의 어색한 표현이 발견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펄어비스는 공식 계정을 통해 일부 2D 시각 소품이 초기 개발 단계에서 AI 도구로 제작됐으나 최종 버전에서 교체되지 않은 채 포함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회사 측은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전면적인 점검을 진행 중이며, 문제가 있는 콘텐츠는 순차적으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기세라면 붉은사막 연간 판매량이 500만장 전후가 될 것이라는 증권가 관측이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판매량 추정치를 기존 349만장에서 526만장으로, 삼성증권은 600만장 수준으로 각각 상향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게임 평점사이트 '메타크리틱' 점수가 78점으로 다소 아쉬운 결과를 내며 주가가 크게 하락했지만, 실제 판매고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업계는 이번 성과를 모바일과 확률형 아이템 중심이었던 한국 게임 산업이 콘솔 기반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하는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P의 거짓', '스텔라 블레이드'에 이어 '붉은사막'까지 한국 개발사의 패키지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유의미한 판매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첫날 200만장, 나흘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긴 건 국산 패키지 게임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서구권 중심으로 이용자 평가가 오르고 있어 장기 흥행 가능성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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