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바통터치…대신증권 진승욱, '확장 엔진' 켤까


실적·자본 개선 속 진승욱 체제 출범
초대형 IB 도약 발판 주목

대신증권은 24일 진승욱 대표이사 체제의 새 닻을 올렸다. /대신증권

[더팩트|윤정원 기자] 대신증권이 진승욱 대표이사 체제를 공식 출범했다. 2020년부터 회사를 이끈 오익근 전 대표 뒤를 잇는 인사다. 이번 바통터치는 단순한 인사 교체라기보다 안정 중심 경영에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 제고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신호로 읽힌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위를 확보한 데 이어 실적과 자본 규모까지 한층 개선된 시점이라는 점에서 새 대표 체제에 대한 기대도 적지 않다.

◆ 오익근에서 진승욱으로…'기반 구축'에서 '확장'으로

24일 대신증권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이뤄진 대표 교체는 실적 부진을 수습하거나 조직을 쇄신하기 위한 성격과는 거리가 있다. 오익근 전 대표 체제의 지난 6년은 대신증권이 리테일과 자산관리 중심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투자은행(IB)과 운용, 자본력 측면에서 체급을 끌어올린 시기로 평가된다. 금리 변동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 거래대금 둔화 등 업황 변동 속에서도 수익 구조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다져왔다는 점에서, 이번 인사는 위기 대응보다는 성과를 이어가는 승계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상징적인 변화는 종투사 지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4년 12월 대신증권을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대신증권은 기업 신용공여 업무를 영위할 수 있는 틀을 갖추게 됐고, 전통적인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중심 수익구조에서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으로 외연을 넓힐 발판도 마련했다. 중견사 이미지가 강했던 대신증권이 대형사와 같은 운동장에서 경쟁할 최소한의 자격을 갖췄다는 의미다.

진 대표의 이력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1968년생으로 1993년 대신증권에 입사한 그는 전략지원부문장과 경영기획부문장을 거쳤고, 2022년부터는 대신자산운용 대표를 맡아 그룹 내 주요 사업을 두루 경험했다. 영업 현장형 인사라기보다 기획과 재무, 운용을 모두 이해하는 인물이 경영 전면에 섰다는 점은 대신증권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단순한 외형 확대에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미 확보한 자본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재배치하고, 이를 통해 어떤 수익 구조를 새로 만들지가 진승욱 체제의 핵심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이번 바통터치의 의미는 이후 과제에서 더 분명해진다. 종투사 지정으로 확보한 자격을 실제 성과로 연결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회사가 제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역시 2028년까지 자본 확대, 2030년까지 이익 확대라는 시간표를 제시하고 있다. 외형을 키우는 국면에서 나아가 자본을 어떻게 활용해 수익성을 끌어올릴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재편할지가 진승욱 체제의 핵심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실적 반등 위에 선 진승욱 체제…이제 남은 건 '활용'

진 대표가 출범과 동시에 받아든 회사의 성적표는 안정적인 수준이다. 대신증권의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1867억원으로 전년 대비 29.5% 증가했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도 4조원을 달성했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올해 순이익은 2690억원으로, 전년 대비 44.06% 증가할 전망이다. 증시 거래 활성화와 기업금융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환원 측면에서도 출발선은 안정적이다. 대신증권은 보통주 1주당 1200원 배당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는 별도 기준 배당성향 30~40% 지향, 비과세 배당 추진 방안도 담았다.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을 어느 한쪽의 선택 문제로 보지 않고, 이익 체력이 커지면 배당 여력도 함께 높아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새 대표 입장에서는 공격적인 성장을 추진하더라도 시장과 주주의 신뢰를 일정 부분 유지할 수 있는 장치가 이미 마련돼 있는 셈이다.

다만 과제가 가볍다는 뜻은 아니다. 대신증권은 전통적으로 리테일과 자산관리 분야에서 강점을 보여 왔지만, 앞으로는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비중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요구를 받게 된다. 종투사 지위를 얻은 이상 단순히 자격을 보유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체계도 한층 정교해져야 한다. 외형이 커졌는데 관리 수준이 뒤따르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게 되면 성장 기대도 빠르게 희석될 수 있다.

진 대표는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대응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겠다"며 "고객 중심 경영과 리스크 관리 강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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