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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리=문화영 기자] -다음은 삼성전자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460만명의 주주들이 예의주시한 삼성전자의 제57기 주주총회가 지난 18일 열렸죠?
-맞습니다. 이날 1200여명이 몰린 주총장은 이른 오전부터 북적북적했는데요. 특히 삼성전자 관계자와 주주 모두 밝은 표정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뒤 열리는 만큼, 분위기가 화기애애했습니다.
-지난해 주총에서는 성토가 쏟아졌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았겠군요.
-칭찬 세례가 이어졌습니다. 주주들은 경영진에게 질문할 때마다 "주가 상승을 이끌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빼놓지 않았는데요. 삼성전자 주가가 '5만 전자'에 머물러 쓴소리 일색이었던 지난해와 정반대였습니다. 더구나 주총 진행 도중 주가가 20만원을 회복하자, "40만, 50만원이 될 수 있게 해달라"는 흥분된 반응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또 한 주주가 "한편으론 상승세가 언제 꺾일지 염려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자, 주총 의장인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 겸 DS부문장은 "경영진 모두가 협심, 단결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했고, 주총장엔 응원의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렇군요. 다른 특이점은 없었나요?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있습니다. 전 부회장이 드러낸 'HBM(고대역폭메모리) 자신감'이었는데요. 그는 "HBM4가 업계 최고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세계 최대 AI 기술 콘퍼런스인 GTC 행사에서 삼성전자 HBM4에 대해 '어메이징(놀라운)'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는 점도 수차례 언급했는데요. 그간 SK하이닉스에 HBM 시장 주도권을 내줬던 삼성전자가 HBM4에선 칼을 제대로 갈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전 부회장은 "로직부터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까지 '원스톱 솔루션'이 가능한 세계 유일 반도체 회사가 삼성전자"라며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경쟁력을 갖춰 나가겠다"고 밝혔죠.
-반면 삼성전자 근무 현장에서는 좋지 않은 소식도 들리던데요.
-주총과 같은 날이었습니다.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가 지난 9일부터 실시한 쟁의 행위 찬반 투표 결과를 18일 공개했는데요. 투표 결과는 93.1% 찬성이었습니다. 이에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는 '5월 총파업'을 예고했는데요. 실제로 파업이 현실화되면, 삼성전자 창사 이래 2번째 파업입니다. 현재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 상한 폐지, 임금 인상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에 파업 강도가 남다를 것으로 예상되던데, 잘 나가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이번 일로 주춤하진 않을지 우려되는 측면도 있네요.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맞춰 성과를 극대화해야 할 중요한 시점에 나온 안타까운 이야긴데요.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 HBM 납품 지연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습니다. 나아가 공장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일 경우, 수조원대 손실이 불가피한데요. 아무쪼록 노조가 주요 사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행동하지 않길 바라는 게 주주들의 마음이겠죠. 또한, 노조가 눈앞의 이익보단 과거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았을 때와 파운드리 등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후 대규모 투자에 나설 자금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까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들리는 내용을 종합하면, 노조가 한발 물러설 것으로 보이진 않네요.
-공동투쟁본부 내 3개 노조 중 한 곳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오는 23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노조의 쟁의 행위 돌입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인데요. 이웃 주민들까지 소음 등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노조가 자택까지 찾아가서 시위하는 것은 정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