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호' 한국투자증권, 한 달에 한 번꼴 IMA 출시에 쏠린 눈


4개월 만에 2.4조 뭉칫돈
단기간 급증한 규모에 재무 부담 등 우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4호 IMA 상품인 한국투자 IMA S4를 출시해 모집을 이어가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자금 조달 시장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 1호 종합투자계좌(IMA)를 출시한 후 사실상 매달 신규 상품을 내놓으며 자본 확충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3000억원 규모의 '한국투자 IMA S4' 모집을 시작했다. 이번 4호 상품은 2년 만기 폐쇄형 구조로 설계됐으며, 최소 가입 금액은 100만원이다. 4호 IMA도 '완판'에 성공하면 1~3호까지 IMA로만 모집한 누적 금액은 2조4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첫선을 보인 후 불과 4개월 만에 거둬들인 뭉칫돈이다. 같은 시기 IMA 사업자로 등록된 미래에셋증권이 아직 1호 상품 출시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투자증권의 자금 조달 속도는 독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이 이처럼 IMA 발행에 박차를 가하는 배경에는 기존 주력 조달 수단이던 발행어음의 한계가 자리 잡은 결과로 풀이된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200% 내에서만 발행할 수 있으나,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지난해 한도를 채운 상태다.

반면 IMA는 자기자본의 300%까지 조달할 수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의 대체 창구로 IMA를 낙점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유동성으로 투자 실탄을 장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달 속도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빨라진 이유 역시 시장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격적인 자금 조달 행보만큼이나 시장의 시선은 운용 역량에 쏠린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 예탁금을 모아 기업금융(IB) 자산 등에 투자하고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으로, 원금 지급 의무가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금리 높은 예금처럼 인식된다.

관건은 단기간에 끌어모은 2조원대 거금을 적기에 배분해 수익을 낼 수 있느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여전히 위축된 상황에서 고금리로 조달한 자금이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다면 오히려 회사의 수익성을 갉아먹는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단기간 급증한 운용 규모가 오히려 재무적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2년 폐쇄형 만기 구조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해진 기한 내에 조달 금리 이상의 수익을 확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유가와 환율이 급등해 시장 변동성이 커진 점도 부담이다.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고위험 자산에 투자할 경우 오히려 리스크 관리 부실로 이어지는 우려도 제기된다.

재무 건전성 지표 변화도 관전 요소다. 대규모 자금 조달은 부채 비율을 높이고 순자본비율(NCR) 등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2년 만기 폐쇄형인 IMA 특성상, 만기 도래 시점이 겹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관리 능력도 입증해야 한다. 대규모 상환 시기에 자산 매각이 원활하지 않는다면 증권사의 유동성 스트레스로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투증권이 압도적인 IB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금 조달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가파른 조달 속도가 건전성 지표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며 "확보한 자금을 얼마나 우량한 자산에 적절히 배분해 실제 수익으로 연결하느냐가 향후 리스크 관리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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