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산 기자]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새마을금고의 올해 가계대출 잔액을 지난해 말 수준으로 묶는 '순증 0' 방안을 꺼내 들었다. 최소 연내에는 기존 대출 상환분 범위 내에서만 신규 취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빠르게 확대되자 선제적으로 총량 관리에 나선 조치다.
금융당국이 특정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순증을 제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새마을금고가 연간 가계대출 잔액을 5조3100억원 확대하며 당초 제시했던 연간 증가 목표를 크게 넘어선 영향이다. 같은 기간 은행권이 연말로 갈수록 대출을 조이며 속도 조절에 나선 것과는 대비된다.
현장에서는 반발 기류도 감지된다. 가계대출은 서민금융을 담당하는 상호금융의 핵심 영역인데 이를 일률적으로 억제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대출 증가에도 담보 심사를 강화하며 자체적으로 속도 조절을 해왔다는 입장도 나온다.
실제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 규모는 장기적으로 축소 흐름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잔액은 63조4051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6835억원 증가했지만, 2016년과 비교하면 약 10조원 줄었다. 2018년 상반기 정점(82조1649억원)과 비교하면 감소 폭은 18조7599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올해 영업 여건이 크게 제한된다는 점이다. 신규 PF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고, 채권을 제외한 유가증권 직접 투자도 쉽지 않다. 가계대출까지 묶이면서 대체 수익원을 찾기 어려운 구조다. 배당이나 고금리 예·적금 등 서민 대상 금융서비스 역시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선 금고 관계자는 "은행과 동일한 LTV 규제를 적용한 데 이어 가계대출 순증까지 제한되면서 경영 여건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며 "새마을금고를 부동산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보는 시각도 과도하다"고 말했다.
수익 기반이 흔들리면서 이달 '2기 임기'를 시작한 김인 새마을금고의 야심작인 '비전2030' 추진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해당 계획은 △서민금융 비중 확대 △취약계층 대출 강화 △신규 PF 제한 등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수익 여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서민금융 확대를 뒷받침할 재원 확보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자금 조달 비용이 연 3~4%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대출 확대 과정에서 역마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책 목표와 현장 여건 간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앙회는 대응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대출 우수 사례 공유와 영업 노하우 지원, 분담금 인하 등을 통해 비용 부담을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우량 차주를 발굴해 중앙회와 금고가 공동으로 취급하는 '연계대출'을 확대하고, MG캐피탈 등 자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신규 투자처를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비전2030 역시 일부 사업을 중앙회 기금과 보증기관 연계를 통해 추진하는 방식으로 설계해 금고의 신용 리스크를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현장의 영업 환경이 악화됐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비용 절감과 영업 지원을 병행하고 비전2030의 실행 계획도 단계적으로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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