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하청 노동자가 원청 기업과 직접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지난 10일부터 시행되면서 산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간접고용 비중이 높은 택배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인 반면 프랜차인즈 업계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며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노란봉투법 시행 첫날인 전날부터 하청 노동조합의 원청 교섭 요구가 이어지며 유통업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특수고용 노동자의 단체교섭 권한을 확대하고 파업에 따른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노동조합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이다.
해당 법안은 간접고용 노동자의 권리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존에는 근로계약을 맺은 사업주만 사용자로 인정됐지만 개정안은 실질적으로 노동조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청기업도 사용자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에 하청 노동자나 특수고용 노동자가 원청 기업에 직접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택배, 물류, 플랫폼 업종은 특수고용 노동자가 많아 법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전국택배산업노동조합은 법 시행과 동시에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서비스(CLS)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쿠팡CLS는 해당 요구를 전격 수용하고 교섭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택배업계는 시행 첫날인 만큼 이후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며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현재 개정된 법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에는 아직 이른 단계"라고 말했다.
또 다른 택배업계 관계자는 "법이 막 시행됐기에 해당 내용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노사 간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가면서 향후 대응 방향을 정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프랜차이즈 업계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가맹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이 노란봉투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지만 업계 대다수는 원청-하청 구조와 성격이 여타 업계와는 다르다고 설명한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은 본사와 계약을 했으나 별도 사업자로 운영되는 구조"라며 "가맹점 직원은 본사와 직접적인 고용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노란봉투법 적용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향후 고용노동부의 법 해석과 실제 노사 분쟁 사례에 따라 산업별 파장이 달라질 수 있다며 예의주시 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시행 초기에는 법 적용 범위와 해석을 둘러싼 혼선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특히 간접고용 비중이 높은 물류나 플랫폼 업종을 중심으로 노사 갈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업계 전반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