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지난해 연이은 해킹 사고를 겪은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전열을 재정비한다. 통신 3사는 이번 주총을 통해 신임 대표 선임을 확정하고 이사회를 재편하며 주주환원 확대와 신규 사업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오는 24일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26일 SK텔레콤, 31일 KT 순으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가장 큰 지배구조 변화를 앞둔 곳은 이달 31일 주총 개최가 유력한 KT다. 김영섭 대표에 이어 새 수장으로 낙점된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사장이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하기 위한 이사회 의결이 열린다. 박 내정자는 4번의 도전 끝에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취임 직후에는 AI 및 데이터센터, 6G 통신망, 신사업 강화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며 조직 안정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KT 이사회 구성도 실전형 전문가 중심으로 개편한다. 최양희 의장 등 관료 의존도를 낮추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 출신인 권명숙 전 인텔코리아 사장을 영입한다. 네트워크 전문가인 김영한 숭실대 교수도 합류해 통신 경쟁력 강화와 AI 인프라 구축에 힘을 싣는다. 이와 함께 기존 윤종수 사외이사의 재선임 안건도 처리한다.
오는 26일 주총을 여는 SK텔레콤은 정재헌 최고경영자의 사내이사 선임과 배당 재원 확충에 집중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발생한 해킹 사태 여파로 하반기 배당을 중단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자본준비금 1조700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감액배당 방식을 택하면 주주는 배당소득세를 면제받아 실질 배당수익을 높일 수 있다. SK텔레콤의 연간 배당 규모가 7000억원 안팎임을 감안할 때 이번에 마련한 대규모 재원은 향후 수년 동안 꾸준히 주주 몫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이사회는 규제 방어와 기업가치 제고에 초점을 맞춰 재편한다. 데이터 법제 전문가인 이성엽 고려대 교수와 글로벌 자본 시장 전문가인 임태섭 전 골드만삭스 한국 공동대표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해 AI 규제 대응과 외국인 투자 유치에 힘을 싣는다.
24일 주총을 개최하는 LG유플러스는 데이터센터 사업 확장에 방점을 찍는다. 정관의 사업목적에 데이터센터 설계, 구축, 운영 관련 운용업을 추가한다. 기존 설계·구축·운영 사업에 부동산 매입과 펀딩, 전력 사용 승인 분야까지 범위를 넓혀 종합 데이터센터 사업자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LG계열사의 핵심 역량을 결집하는 '원 LG' 전략을 바탕으로 내년 준공 예정인 파주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 이사회는 내부 통제와 재무 건전성 제고를 위해 안정에 무게를 뒀다. 이상우 LG 경영전략부문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해 계열사 간 유기적 협업을 강화하고 회계 전문가인 송민섭 서강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여명희 최고재무책임자도 사내이사로 재선임해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AI 인프라 확대 국면에서 재무 통제력을 높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통신 3사는 상법 개정에 발맞춰 주주 권익 보호와 이사회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공통 정관 변경안도 처리한다.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명시, 분리선출 감사위원 2인 선임 의무화,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 전자주주총회 의무화 등의 내용이 정관에 반영될 예정이다. 통신 3사가 AI 전환과 투자 확대라는 기로에 서 있는 만큼 새로운 경영진의 성과에 이목이 쏠린다.
index@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