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토크<상>] 환율·코스피 언급 이창용의 경고, 성장·증시 이면 '양극화' 우려


기준금리 2.50% 동결…6개월간 '관망' 기조 유지
환율·증시 반등에도 신중론…자산시장 변동성 경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정리=황지향 기자] 추운 겨울을 지나 봄기운이 물씬 찾아온 한 주였습니다. 금융시장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속에 성장률과 환율, 증시 흐름을 둘러싼 통화당국의 경계 메시지가 나왔고 농협 안팎에서는 선거·인사 제도 개혁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회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겉으로는 안정과 쇄신의 움직임이 감지됐지만 그 이면의 과제와 긴장감도 함께 부각됐습니다.

먼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시장을 향해 비교적 솔직한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성장률은 올라가고, 환율은 내려오고,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진단입니다.

◆ K자형 회복, 엇갈린 금리 시각

-이번에 기준금리를 또 동결했죠. 배경부터 짚어볼까요?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습니다. 6개월 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를 보면 2.5%에 가장 많은 점이 찍혔고, 일부는 2.25%, 한 개는 2.75%에 표시됐습니다. 이 총재는 "적어도 6개월 사이에 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당분간은 관망 기조라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인하 기대가 있었던 시장 입장에서는 다소 신중한 결정으로 보이는데요.

-그렇습니다. 경기 흐름이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 어렵고, 그렇다고 물가와 금융 여건이 충분히 안정됐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성장 흐름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회복의 속도와 강도가 부문별로 다르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K자형 회복'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뭔가요?

-성장 흐름이 모든 부문에 고르게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산업과 자산시장에서는 회복세가 비교적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다른 부문에서는 여전히 체감 경기가 더딘 모습입니다. 이 총재 역시 특정 분야 중심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성급하게 금리 방향을 틀기보다, 부문 간 흐름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점도표에서도 인상·인하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긴 하지만, 중심은 '동결'이라는 거군요.

-네. 다수 위원이 2.5% 수준을 전망했다는 점에서 당장 정책 방향을 틀기보다는 대내외 여건 변화를 확인하겠다는 해석입니다.

6개월 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를 보면 2.5%에 가장 많은 점이 찍혔다. /한국은행

◆ 환율·부동산·증시…"안심은 이르다"

-시장에서는 최근 환율과 증시 흐름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통화당국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단기 지표만으로 안심하긴 이르다는 분위기입니다. 환율 변동성은 여전히 대외 변수에 민감하고, 자산시장 역시 기대 심리가 앞서갈 경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도 여전한가요?

-네. 금리 수준이 일정 기간 유지될 경우 시장이 안정을 찾을 가능성도 있지만, 유동성 기대가 과도하게 형성되면 다시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통화정책이 자산 가격을 직접 겨냥하는 것은 아니지만, 금융안정 측면을 함께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증시 상승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주가 흐름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지만, 자산시장 회복이 모든 경제 주체에게 동일한 효과를 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짚었습니다. 자산을 보유한 계층과 그렇지 않은 계층 간 체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이 총재가 산업 간 격차 확대와 주가 상승의 과실도 상위 소득층과 기관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남윤호 기자(현장풀)

◆ 성장률 2%…남은 과제 '양극화 해소'

-올해 성장률 전망은 2% 수준으로 제시됐죠.

-네. 2% 안팎의 성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성장의 '속도'뿐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됐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입니까?

-산업 간 격차입니다. IT 부문 중심의 성장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IT 부문과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특정 산업에 성과가 집중될 경우 경제 전반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자산 측면에서도 격차 가능성도 짚었다고요?

-맞습니다. 최근 주가 상승과 관련해 자산 보유 여부에 따라 수혜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자산가격 상승이 일부 계층에 더 큰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양극화 가능성을 경계한 것입니다.

-기술 변화에 대한 언급도 있었습니까?

-인공지능(AI) 발전이 생산성과 성장에 기여할 수 있지만, 그 혜택이 특정 기업이나 인력에 집중될 경우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기술 혁신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지만 동시에 구조적 불균형을 심화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취지입니다.

-성장률 2%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단순한 수치보다 성장의 분포가 더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겉으로는 성장세가 유지되더라도 산업·자산·기술 부문에서 격차가 누적되면 경제의 지속 가능성이 약화될 가능성어 커집니다. 통화정책 역시 이와 같은 구조적 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동결은 단순한 속도 조절이 아닌 균형을 고민한 판단으로 해석됩니다. 당장은 방향성을 크게 틀기보다는 상황을 주시할 예정입니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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