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코오롱인더스트리FnC(코오롱FnC)가 실전 부진의 늪에 빠졌다. 지난해 1분기 수익성 둔화로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는 적자 폭이 커졌다. 올해 체질 개선이 최대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코오롱FnC는 내부 출신 재무통 대표를 내세우고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오롱FnC는 지난해 3분기 매출 2276억원, 영업손실 16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지만,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149억원) 대비 적자 규모가 더 확대됐다.
회사 측은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패션 소비 심리 수축이 매출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아웃도어 브랜드의 시즌 전환에 따른 간절기 상품 판매 호조가 일정 부분 매출 하락을 방어했다고 내다봤다. 다만 매출 하락에 따른 고정비 증가, 프로모션에 따른 할인 판매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FnC의 실적 하락세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영업이익은 2022년 644억원에서 2023년 452억원, 2024년 164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고 2분기 75억원의 흑자를 냈으나 3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서며 반등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비용 구조 개선을 위한 인적 구조조정도 단행됐다. 지난해 9월, 코오롱FnC는 전 사업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당시 유석진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는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회사의 비용 절감과 효율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자 최선을 다했지만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고심 끝에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적자를 탈피하기 위해 코오롱FnC는 올해 브랜드 부문 성장 단계에 따라 '독립형'과 '통합형'으로 이원화해 조직을 운영한다. 독립형을 통해 전 밸류체인에 걸친 자율 운영을 통해 의사 결정과 실행력을 강화하고 통합형에 효율성과 안정성을 중심으로 전문 기능 중심의 CoE(Center of Excellence) 체계를 도입한다.
실제로 코오롱FnC는 적자 브랜드를 하나씩 정리하며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 상태다. 지난 2024년 럭키마르쉐 운영을 중단했다. 지난 2020년 코오롱FnC 인기 브랜드 럭키슈에뜨 동생 브랜드로 탄생한 럭키마르쉐는 실적 부진으로 인해 5년 만에 영업 종료가 결정됐다. 남성복 브랜드인 프리커와 여성복 브랜드 리멘터리도 같은 해 사업을 접었으며 지난해 말 다른 남성복 브랜드 아모프레도 결국 문을 닫았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기능 통합(소싱,영업)을 통해 비효율 요소를 최소화하고 전문성을 높이는 한편 고객 가치에 맞는 민첩하고 유연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코오롱FnC는 지난해 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김민태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1990년 코오롱그룹 공채로 입사한 김 대표는 그룹 내 주요 계열사에서 재무·기획 조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그는 2010년 코오롱글로벌 기획조정팀 팀장을 시작으로 코오롱글로벌 경영기획SC장 상무보, 코오롱 윤리경영실 실장 상무, 코오롱에코원 경영전략본부 본부장 전무로 활동했다. 아울러 코오롱FnC 경영지원본부장 전무, 코오롱ENP 경영지원본부 본부장 부사장(CFO)을 역임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내부 출신 재무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수익성 회복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 체제의 핵심 과제로는 '상품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확장'이 꼽힌다. 글로벌 럭셔리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는 미국 본사와 중국·일본 마스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을 거점으로 팬아시아 전략을 본격화한다. 한국 시장에서 검증된 상품 기획력과 브랜드 역량을 기반으로 럭셔리 골프웨어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에는 도쿄 오모테산도에 신규 매장 오픈을 통해 일본 시장 확장에도 나선다.
또 지난해 하반기 론칭한 '헬리녹스 웨어'를 통해 검증된 기술력, 디자인, 기능성을 겸비한 아웃도어 시장 공략에서 나섰다. 올해 하반기에는 백화점 입점과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통해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할 방침이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연구개발(R&D)을 통한 상품력 강화와 글로벌 수준의 디자인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패션 기업으로서의 레거시를 바탕으로 확장성을 발휘할 수 있는 신규 브랜드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코오롱FnC는 비용 효율화와 브랜드 재편, 글로벌 확장이라는 세 축이 동시에 가동된 상태다. 다만 업계에서는 단기간 실적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 시장 전반의 소비 위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수익성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결국 신성장 브랜드의 안착과 해외 사업 성과가 가시화돼야 본격적인 체질 개선 효과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