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전쟁 불안감에 국제유가 급등…정유株 날개 다나


트럼프, 베네수엘라 공습 이어 이란 군사적 공격 긴장↑
세계 원유 소비 20% 통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국제유가 '출렁'

미국이 세계 최대 원유국 이란을 상대로 군사 작전을 벌일 수 있다는 우려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국내 정유주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미국이 세계 최대 원유국 이란을 상대로 군사 작전을 벌일 수 있다는 우려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국제유가가 들썩이고 있다. 국제유가 등락에 따른 실적 영향을 크게 받는 국내 정유사 주가도 따라서 급등하고 있다. 통상 국제유가 상승은 정유사들의 수익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 개선으로 이어진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3일 SK이노베이션은 전 거래일(12만7600원) 대비 0.63% 증가한 12만84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기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기 직전인 지난해 12월 29일 10만3100원에서 올해 2월 23일 12만8400원까지 24.5% 증가했다.

국내 대표 정유사 중 하나인 에쓰오일 주가도 같은 기간 8만1300원에서 11만4500원까지 40.8% 증가했다. 정유사를 핵심 자회사로 두고 있는 HD현대(55.02%), GS(35.18%)도 같은 기간 주가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정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LG화학·에쓰오일 등 정유사 관련 38개 종목을 편입하는 KODEX 에너지화학 ETF는 3개월 수익률이 20.46%에 달했다. TIGER200 에너지화학 ETF도 수익률 23.33%를 기록했다.

정유 종목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데에는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이란을 압박하기 위한 제한적 공격을 고려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고려 중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란의 군사시설과 정부기관을 정밀 타격하고 이란이 핵 협상에 합의하도록 압박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미국은 2003년 이래 최대 규모의 군사력을 중동 지역에 집결시키고 있다. 이란도 군사적 훈련을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을 부분 폐쇄하며 맞서고 있다.

미국과 이란 사이 갈등이 격화되면, 시장의 모든 관심은 이란 근처의 호르무즈 해협에 집중된다. 미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전 세계 원유 소비의 약 20%에 해당하는 하루 약 2000만 배럴의 원유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미국이 세계 최대 원유국 이란을 상대로 군사 작전을 벌일 수 있다는 우려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국내 정유주도 들썩이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상승이 단기에 그칠 거라는 의견이 나온다. /AP·뉴시스

이렇듯 중동에서 지정학적 불안이 심화되면서 국제 유가는 들썩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1배럴당 66.3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1주일 전 가격인 1배럴당 62.89달러보다 5.57% 급등했다.

유가가 오르면 정유사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이 보통 개선된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의 비용을 뺀 나머지 금액이다. 유가가 오르면 기존 비축분의 재고가치도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이란에 대한 군사적 공격 현실화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유주의 상승세도 단기에 그칠 거라는 의견이 나온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등 단기적으로 유가가 오를 요인은 많다"면서도 "다만 미국의 원유 생산량 감소 가능성 등으로 유가와 휘발유 중심의 물가 부담이 상당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미국의 군사적 행동이 실제로 진행되기는 어려운 만큼 WTI 기준 배럴당 70달러 이상을 가정하지는 않는다"고 짚었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공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현 시점에 러시아와 중국까지 이란 호르무즈 해협으로 모이고 있는 것은 단순한 합동훈련 그 이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며 유가도 단기적으로 최대 70달러까지는 상단을 열어놓고 접근한다"고 분석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 또한 "미국 내 물가 상승 부담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주요 의제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중간선거 승리가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란과의 갈등을 빠르게 해소하는 것을 원하기에 유가 상승 흐름이 길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전망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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