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열린 STO 시장…증권사, 새 먹거리 선점 경쟁 '치열'


금융위, STO 장외거래소 NXT·KDX 선정
증권사, 디지털 자본시장 선점 '잰걸음'

토큰증권(STO) 유통을 맡을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사업이 닻을 올리면서 증권사들이 새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 인프라 확보에 나서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토큰증권(STO) 유통을 맡을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사업이 닻을 올리면서 증권사에도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금융위원회가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대상을 선정하며 제도의 틀이 확립되자 주요 증권사들은 발행·유통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증권 거래·결제·보관 인프라를 이미 갖춘 증권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 MOU 맺고 가상자산거래소 인수하고…증권사, STO 인프라 확보 분주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투자증권, DB증권, 미래에셋증권, 하나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은 STO 사업 관련 보폭을 넓히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넥스트레이드(NXT) 컨소시엄의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획득에 맞춰, 넥스트레이드 및 주요 조각투자 7개사와 '조각투자 발행·유통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지난 19일 체결했다.

협약에는 신한투자증권과 넥스트레이드를 비롯해 △뮤직카우(음악저작권) △에이판다파트너스(대출채권) △스탁키퍼(한우) △갤럭시아머니트리(항공기 엔진) △서울옥션블루(미술품) △세종DX(부동산) △투게더아트(미술품) 등 총 9개사가 참여했다. 참여사들은 이번 협약을 통해 △사업모델 공동 검토 △법·제도 변화 공동 대응 △조각투자 시장 활성화를 위한 공동 홍보 등 전방위적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MOU를 통해 투자자 계좌관리 및 향후 토큰증권(STO) 전환을 위한 분산원장 제공 등 유통 플랫폼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수행한다. 신한투자증권은 SK증권, LS증권과 함께 컨소시엄 '프로젝트 펄스'를 구성한 바 있다. 증권사를 핵심 축으로 기술·법률 파트너를 결합한 통합 모델로 조각투자 및 혁신금융 사업자 온보딩을 위한 원스톱 인프라 제공을 표방한다.

DB증권은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 솔라나재단과 손을 맞잡았다. 양사는 MOU를 체결하고 국내외 STO 기초자산 공동 발굴과 금융 구조화, 대한민국 자본시장법 관련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국내 STO 발행과 사후관리 구조 검토, 솔라나 퍼블릭 블록체인 네트워크 등을 활용한 STO 발행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을 인수해 디지털자산 인프라 확충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융합하는 '미래에셋 3.0' 전략을 일찌감치 천명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STO 전문 업체 바이셀스탠다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TO 사업화와 상품 기획 및 운영에 관한 전략적 협력을 구축하고 STO 상품 심사 및 발행 등 측면에서 공조를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성산 솔라나 재단 한국 대표(왼쪽부터)와 장현일 DB증권 경영지원부장(CFO)이 지난 5일 DB증권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DB증권

◆ 증권사, 플랫폼 기반 수수료 수익 확대 기대

이처럼 증권사들이 앞다퉈 STO 시장 선점에 나선 이유는 최근 금융당국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를 승인하면서 요동치는 디지털 자본시장 지형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한국거래소·코스콤(KDX) 컨소시엄과 넥스트레이드·뮤직카우(NXT)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를 승인했다.

조각투자는 기존엔 거래하기 어려운 음악 저작권, 부동산, 한우 등에 대한 지분이나 수익권을 조각으로 나눠 소액·분산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예비인가를 받은 두 컨소시엄은 향후 6개월 이내에 인가 조건을 이행한 뒤 본인가를 신청해야 한다. 본인가가 최종 승인될 경우 정식 영업에 돌입하게 된다.

STO 유통을 위한 거래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토큰증권 시장 활성화를 두고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법적 기반도 마련된 상태다. 토큰증권 발행·유통을 허용하는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 개정안은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시장에서는 STO 시장 형성이 본격화될 경우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 영역을 넓혀 새로운 수익 모델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디지털자산 시장이 제도권으로 편입될 경우 증권사는 투자중개업자로서 브로커리지 영역 확장이 가능하다"며 "토큰증권 거래 플랫폼을 크게 발행, 결제, 유통, 보관(커스터디)으로 나눠보면 단기적으로는 증권사의 거래·결제·보관 등 인프라 구축 역량이 먼저 부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토큰증권이 단지 새로운 틈새상품이 아니라 기존 주식·채권·펀드 등 전통 증권의 디지털 발행·유통 방식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크로스보더 토큰증권 발행, 외화표시 채권·펀드의 온체인화, 국내외 투자자 대상의 글로벌 STO 플랫폼 구축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윤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으로 토큰증권은 규제 샌드박스를 넘어 자본시장법 체계 내의 정식 증권 발행·유통 방식으로 편입됐다"며 "분산원장 기반 발행·계좌관리와 비정형 증권 장외 유통을 가능케 하는 토큰증권 기반 장외시장 형성의 법적 골격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토큰화 금융 시장 형성이 가시화된다면 향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시 토큰 증권시장 내 활용과 같은 연계성도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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