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카카오매스, 맛부터 달라"…롯데웰푸드 초콜릿 공정 봐보니[TF현장]


양산공장, 국내 최대 규모 초콜릿 생산
카카오 수급부터 초콜릿 생산 등 갖춰
몽쉘 미투제품 등장에 "맛부터 다르다"

지난 10일 찾은 롯데웰푸드 양산공장에서 BTC 공정을 통해 액상 형태의 카카오매스(용액)가 나오고 있다. /롯데웰푸드

[더팩트 | 손원태 기자] "롯데웰푸드는 카카오 수급부터 초콜릿 완제품 생산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하는 '빈 투 바(Bean to Bar)' 방식을 국내 식품기업 중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표 초콜릿 제품인 가나는 물론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매스 수출까지 염두에 두는 등 K-초콜릿을 세계로 확산하도록 나설 계획입니다"

최명완 롯데웰푸드 양산공장장의 말이다. 이곳 양산공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초콜릿 생산 시설이다. 지난 1979년 1월 설립 후 빠다코코넛과 칸쵸 등을 만들어 롯데웰푸드 대표 스테디셀러를 탄생시켰다. 이후 1990년대 가나와 크런키, ABC 등 초콜릿 생산도 개시하면서 국내 최초 'LBCT(Low Bacteria Color Treatment)' 공정을 도입했다.

지난 10일 찾은 롯데웰푸드 양산공장에서는 카카오 수급부터 초콜릿 생산까지 이어지는 공정을 직접 살펴볼 수 있었다. 양산공장은 3만평 규모로 조성됐으며, 현재 파트너사를 포함해 503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초콜릿과 스낵, 파이, 빙과 등 양산공장의 연간 생산능력만 9400억원에 달한다. 그중 롯데웰푸드 간판이자 핵심 제품인 가나와 크런키, ABC도 이곳에서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가나는 국내 초콜릿 시장점유율 40%를 넘기면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롯데웰푸드는 가나 외 크런키와 ABC도 국내 초콜릿 'TOP5'에 올리면서 초콜릿 명가로서 입지를 다졌다.

가나는 지난 1975년 출시 후 2024년 기준 누적 판매액 1조4000억원을 달성했다. 이 기간 판매된 가나 제품만 68억개에 이른다. 대한민국 국민 1인당 123개 이상의 가나 초콜릿을 소비했다는 의미다.

지난 10일 찾은 롯데웰푸드 양산공장에서 카카오 BTC 라인 내 신형 쿨러와 로스터가 돌아가고 있다. /롯데웰푸

◆ 가나 초콜릿의 까다로운 공정…입안에 녹는점까지 구현

앞서 롯데웰푸드는 지난 1995년 12월 국내 식품기업 최초로 초콜릿 LBCT 공정을 구축했다. LBCT 공정은 가나와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등 카카오 산지에서 생두를 들여와 초콜릿 핵심 원료인 카카오매스(용액)를 생산하는 기술을 뜻한다.

국내 식품기업 대부분은 해외에서 고체로 된 카카오매스를 수입해 이를 다시 녹여 초콜릿을 제조한다. 그러나 롯데웰푸드는 LBCT 공정을 통해 액상 형태의 카카오매스를 생산한다. 이 카카오매스로 가나와 크런키, ABC 등의 초콜릿 제품을 만드는 구조다.

LBCT 공정에서 초콜릿 생산 핵심 라인을 'BTC(Better Taste & Color)' 공법이라 부른다. 이 공법은 카카오 생두 투입 시 △세척 △외피 분리 △살균 및 로스팅 △분쇄 등을 거쳐 카카오매스를 뽑아낸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9월 약 150억원을 투입해 BTC 신규 라인을 설치했다. 이후 4개월 동안 안정화 과정을 거쳐 이달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신규 BTC 라인이 도입되면서 롯데웰푸드의 카카오매스 생산능력(CAPA)은 시간당 1t에서 2.5t으로 150% 증가했다.

최명완 양산공장장은 "카페를 가도 커피 생두를 직접 가공해 로스팅한 곳과 커피 가루를 수입해서 만든 곳의 차이는 분명하다"며 "초콜릿도 커피처럼 원하는 맛을 내기 위해서는 가공에서부터 직접 초콜릿 원액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찾은 롯데웰푸드 양산공장에서 본 가나산 생두의 모습. 이 생두는 BTC 공정을 고쳐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매스(용액)로 생산된다. /롯데웰푸드

양산공장을 둘러보니 BTC 라인에서 카카오매스가 생산되는 전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공정 순으로 살펴보면 가나에서 들인 카카오 생두가 지대에 담긴 채 놓여 있었다. 카카오 생두를 기계에 넣으면 세척 과정을 통해 불순물과 금속·돌 등 이물질이 걸러진다.

이어지는 스팀 및 건조 단계에서는 단단한 외피(껍질)이 분리된다. 이 카카오를 알칼리 처리 방식으로 살균해 로스팅한다. 로스팅을 마치면, 카카오는 110㎛ 크기의 입자로 잘게 분쇄된다. 이렇게 나온 카카오매스는 액체 상태로, 카카오 본연의 쓴맛이 난다. 초콜릿은 액체인 카카오매스에 설탕과 분유 등을 섞어 맛과 모양 등을 만든다.

롯데웰푸드는 이 과정에서도 '마이크로 그라인딩(Micro-grinding)' 작업을 거쳐 초콜릿 입자 크기를 밀가루보다 훨씬 미세한 20㎛ 크기로 분쇄한다. 카카오매스에서 분해되지 못한 지방 성분인 카카오버터에도 가열과 냉각을 반복적으로 주는 템퍼링 작업을 거쳐 지방구조도 재배열한다. 템퍼링까지 마친 초콜릿은 체온에 맞는 34℃의 녹는점을 형성, 혀에 닿는 순간 부드럽게 녹아든다.

최명완 양산공장장은 "템퍼링이 적용된 초콜릿은 그렇지 않은 초콜릿보다 기본적으로 식감부터 다르다"며 "양산공장 BTC 라인은 90% 자동화율로 돌아가 최고급의 카카오 원료로 프리미엄 초콜릿을 생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찾은 롯데웰푸드 양산공장에서 성형 작업을 거친 ABC초콜릿 제품이 생산돼 나오고 있다. /롯데웰푸드

◆ 초콜릿 자부심 롯데, 몽쉘 미투 제품에 "맛에서부터 달라"

롯데웰푸드는 자체 카카오매스와 템퍼링 기술을 입힌 초콜릿을 가나와 크런키, ABC는 물론 몽쉘의 파이류까지 적용하고 있다. 최근 초콜릿 대목인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경쟁사로부터 몽쉘 미투 제품이 등장하면서 롯데웰푸드가 자사 초콜릿의 차별점을 강조하게 된 배경이다.

롯데웰푸드는 카카오매스를 수입해 초콜릿을 만드는 경쟁사들과 달리, 자체 기술력으로 만든 카카오매스를 부각했다. 또한 초콜릿 제품 전반의 품질 향상과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30년 전 LBCT 공정을 구축했고, 최근 BTC 라인에 추가로 시설 투자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롯데웰푸드는 자체 카카오매스와 템퍼링 초콜릿이 적용된 파이류는 몽쉘이 유일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카카오 고급 원료를 사용해 인간에 최적화한 녹는점을 만든 것도, 롯데웰푸드의 차별점이자 경쟁력이라는 점도 내세웠다.

다만 '헬시 플레저' 열풍과 함께 저당, 저칼로리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롯데웰푸드의 고심도 깊어지는 상황이다. 초콜릿 인기가 예전만큼 이어지지 못하면서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도 판매량이 주춤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양산공장 연간 초콜릿 생산능력은 1844억원인데, 지난해 생산실적은 502억원에 그쳤다. 양산공장의 연간 조업률도 27% 수준에 멈춘 상태다.

롯데웰푸드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일본 롯데와 가나 수출에 공동으로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롯데웰푸드는 프리미엄 가나의 앰배서더인 김연아와 함께한 광고 캠페인. /롯데웰푸드

우선 가나 초콜릿을 기존 마일드와 밀크, 초코바 3종에서 상위 버전인 프리미엄으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프리미엄 가나는 초코볼과 랑드사, 페스츄리(가나 립파이), 아이스크림 등 카테고리를 확장해 글로벌 현지인들의 입맛을 공략한다. 롯데웰푸드는 최근 프리미엄 가나 모델로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인 김연아를 발탁하며, 가나 마케팅에 다시 한번 힘을 주었다.

프리미엄 가나는 초콜릿을 넘어 딸기와 말차, 쿠키, 치즈 등 다채로운 맛을 조합해 승부를 걸었다. 프리미엄 가나는 일반 가나 초콜릿보다 가격이 높게 책정됐지만, 다양한 맛을 좇는 2030 세대에 맞춰 소비층을 폭넓게 아우른다.

아울러 롯데웰푸드는 카카오매스 수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가나의 경쟁력과 기술력을 토대로 해외에 알려 초콜릿 핵심 원료인 카카오매스를 역수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최명완 양산공장장은 "BTC 설비를 새롭게 꾸리면서 카카오매스 특유의 산미를 줄였다"면서 "카카오매스를 만들 수 있는 국내 식품기업은 롯데웰푸드가 유일하고, 초콜릿에서 경쟁사보다 혁신성이 큰 만큼 가격이나 제품 경쟁력에서도 밀리지 않는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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