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증권사와 보험사를 통해 '종합금융' 체제를 완성한 우리금융그룹이 자본 배분과 관련한 시험대에 올랐다. 증권사의 기업금융(IB) 확대와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등 초대형 투자은행급 사업 진출을 위해서는 자기자본 확충이 전제돼야 한다. 보험사 역시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 규제 충족을 위한 자본 보강 수요도 맞물리면서 지주 차원의 전략적 자본 배분이 불가피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의 2025년 당기순이익이 3조1413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이 중 보험사 편입 효과 등으로 비은행 기여도가 9.7%로 6%대였던 전년 대비 1.5배 가까이 확대됐다.
특히, 올해부터는 우리금융의 종합금융 고도화에 시장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자본 배분 전략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우리투자증권은 기업금융(IB)과 트레이딩 역량 확대를 통해 비은행 수익 축으로 자리매김해야 하는 상황이다. 증권업 특성상 자기자본이 곧 영업 인프라인 만큼, 대형 딜 인수금융과 자체 투자(PI) 확대를 위해서는 자본 확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발행어음·IMA 등 사업 진출 역시 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중장기적 증자 수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역시 기본자본 중심의 K-ICS 규제 체계가 본격화되면서 자본 보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존 K-ICS는 가용자본 산정 시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등 보완자본을 일정 부분 인정해 지급여력비율을 방어할 수 있었지만, 오는 2027년 도입 예정인 기본자본 중심 K-ICS는 보통주·이익잉여금 등 핵심자본만을 분자로 반영한다.
이 때문에, 그동안 보험사들이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자본비율을 관리해온 방식이 제한되면서 기본자본 자체를 늘리지 않으면 규제비율을 충족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결국 유상증자 등 실질적인 자기자본 확충 필요성이 커지면서 지주 차원의 자본 투입 부담도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은행 계열사의 자본 확충이 현실화될 경우 지주사의 보통주자본비율(CET1) 관리에도 부담이 불가피하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을 병행하는 상황에서 비은행 증자 재원 마련은 전략적 선택의 문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은 내년인 2027년까지 자기자본을 2조원대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현재 우리증권의 자기자본이 1조원대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최소 올해 1조원의 자본확충이 필요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우리투자증권에 대해 매년 1조원 증자가 필요하다는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보험부문에서의 증자가 겹칠 경우 지주의 자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우리금융 측은 지주사가 자회사 증자를 단행하더라도 출자 행위 자체가 즉각적으로 CET1을 훼손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연결 기준으로는 자본 증가분이 반영되기에 상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곽성민 우리금융그룹 CFO는 "초대형 IB 및 종합투자계좌(IMA) 진출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자본 확충은 필요하며, 정부 인가 일정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증자 행위 자체가 지주사의 CET1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구조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증권 자산 확대에 따라 RWA가 증가할 수는 있지만, 자본을 활용해 충분한 수익을 창출해 그룹 차원의 영향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은 규제가 확정된 이후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곽 CFO는 "오는 2027년부터 기본자본 K-ICS가 도입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일정 기간 유예를 두고 관리할 예정"이라며 "현재 내부 계산상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기본자본 K-ICS가 규제비율(50%)을 상당폭 상회하는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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