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첫 30% 돌파…제네시스까지 뛰어든 'HEV 전쟁'


완성차 5사 작년 하이브리드 41만5921대 판매
소형 SUV부터 고급차까지 라인업 확대 분위기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아트홀 1관에서 열린 기아 디 올 뉴 셀토스 미디어 데이에서 디 올 뉴 셀토스 차량이 공개되고 있다. /송호영 기자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HEV)가 전동화 전환의 핵심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기차 보급 속도가 완만해지면서 충전 부담이 적은 하이브리드차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흐름이다. 지난해 국산 완성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처음으로 30%를 넘어선 가운데 올해는 고급 브랜드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까지 가세하며 경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10일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자동차·기아·한국GM·르노코리아·KG모빌리티 등 국내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량은 총 137만3221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차는 41만5921대가 판매돼 전체의 30.3%를 차지했다. 국산 완성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비중이 30%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하이브리드 판매 증가세는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이어졌다. 판매 비중은 2021년 10.4%에서 2022년 13.2%, 2023년 19.5%로 상승했고 2024년에는 26.5%까지 확대됐다. 판매 대수 역시 같은 기간 14만9489대에서 41만5921대로 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흐름은 전기차 전환 속도가 예상보다 완만해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충전 인프라 부족과 충전 시간 부담, 높은 차량 가격 등이 여전히 소비자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하이브리드차는 별도 충전 없이도 연비 개선과 정숙성, 유지비 절감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전동화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기차 시장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완성차 내수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제한적인 수준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등록 대수는 22만177대로 전년 대비 50.1% 증가했지만 전체 자동차 판매 대비 비중은 약 9.3%에 머물렀다. 신규 등록 물량 가운데 절반가량이 테슬라와 중국 브랜드 등 수입 전기차였던 점도 국내 완성차 업체 판매 확대를 제한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판매된 하이브리드 모델은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로 6만9862대가 팔렸다. 기아 쏘렌토. /현대차그룹

차급별로 보면 하이브리드 수요는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중심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판매된 하이브리드 모델은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로 6만9862대가 팔렸다.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4만6458대, 현대자동차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4만3064대가 판매되며 뒤를 이었다.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 E-테크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3만5352대가 판매돼 전체 하이브리드 판매 순위 6위를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국산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패밀리카 수요가 몰리는 중형 이상 SUV 시장에서 하이브리드가 사실상 주력 파워트레인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대수 30만7377대 가운데 하이브리드는 17만4218대로 전체의 56.7%를 차지했다. 이어 전기차 9만1253대(29.7%), 가솔린 3만8512대(12.5%), 디젤 3394대(1.1%) 순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가 주력 파워트레인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올해 하이브리드 시장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최초로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기아는 신형 셀토스 하이브리드를 투입해 소형 SUV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BYD도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DM-i 도입을 검토하며 전동화 전략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수익성과 판매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하이브리드 확대의 핵심 요인"이라며 "앞으로도 주요 브랜드들이 하이브리드를 전략 차종으로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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