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파일 480억 묶인 사이…한림건설 김상수 골프장 확장에 주주 '부글'


주가 10년새 80% 빠지고 무배당 8년째
모회사 한림건설 대여 장기화 도마

김상수 회장이 이끄는 한림건설에 대한 동양파일의 대여금을 두고 주주들 사이에서 논란이 한창이다. /대한건설협회, 챗GPT 생성 이미지

[더팩트|윤정원 기자] 코스닥 상장사 동양파일이 모회사 한림건설에 대한 자금 대여 만기를 거듭 연장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주가 하락과 장기 무배당으로 주주가치가 훼손된 상황에서, 상장사 자금이 비상장 모회사에 장기간 묶이는 구조가 확인되자 주주 반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 주가 10년새 80% 하락…배당은 2018년이 마지막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동양파일 주가는 2016년 4월 코스닥 상장 이후 장기 하락 흐름이 뚜렷하다. 2016년 5월 1만1500원 최고점을 찍은 뒤 우하향을 거듭했다. 약 5년 전인 2021년 4월 9일 8300원까지 반등했지만 상승 흐름은 반짝에 그쳤다. 동양파일은 9일 오전 11시 7분 현재 1770원을 가리키고 있다. 10년 전 고점 대비 80% 이상, 5년 전 고점과 비교해도 70% 이상 가치가 줄었다.

주주환원도 사실상 멈춰 섰다. 동양파일의 마지막 배당은 2018년이다. 회사는 당해 3월 7일 현금·현물배당 결정 공시에서 보통주 1주당 150원, 총 30억원 규모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배당기준일은 2017년 12월 31일, 시가배당률은 2.95%로 공시됐다. 이후 최근 8년간 배당은 전무하다. 주가 하락 국면에서 배당까지 끊기며 주주들의 체감 손실은 누적됐다.

실적도 적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동양파일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당사의 2025년 3분기(1~9월) 누적 매출은 407억3074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52억1105만원, 당기순손실은 40억1102만원에 이른다.

◆ 적자 확대 와중 자기자본 37.5% 대여…만기 연장 반복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금전대여결정에 따르면 동양파일은 2024년 12월 31일 한림건설에 480억원을 대여하기로 했다. 동양파일 자기자본(1280억8169만원) 대비 37.5% 규모다. 대여 목적은 관계회사 차입금 상환으로 기재됐고, 이율은 연 4.6%다. 담보는 설정되지 않았다.

논란을 키운 대목은 만기 연장 방식이다. 대여 기간은 당초 2025년 6월 30일까지로 설정됐지만, 만기 나흘 전인 26일 1차로 2025년 12월 31일까지 연장됐다. 이어 동양파일은 12월 23일에는 만기를 2027년 12월 31일까지로 2년이나 대폭 늘린다고 재공시했다. 단기대여로 시작한 자금이 결과적으로 장기 자금 성격으로 바뀐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재무제표에도 반영됐다. 동양파일은 지난해 11월 14일 분기보고서에서 "전기말 단기대여금으로 분류됐던 대여금이 채무자와의 협의를 통해 만기 연장되면서 장기대여금으로 재분류됐다"고 밝혔다. 단기 회수를 전제로 했던 자금이 사실상 장기 대여로 전환됐음을 회사가 스스로 인정한 대목이다.

동양파일은 유동성 우려와 관련해 "2025년 3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장·단기대여금을 합산해 약 56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주요 사업을 이행하는 데 충분한 수준"이라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2.48% 감소했지만 예상치 못한 유동성 위험에 대비할 만큼의 현금은 확보하고 있다는 취지다. 다만 시장에서는 보유 유동성의 상당 부분이 모회사 대여금(480억원) 형태로 장기간 묶여 있는 만큼, 단순 보유액보다 자금 운용의 우선순위와 회수 가능성이 핵심 쟁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단기대여가 장기대여로 굳어지면서 시장의 관심은 상환 여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 지점에서 한림건설의 재무 현황도 논란을 키우는 한 축으로 거론된다. 한림건설은 2024년 말 기준 자산 1조865억6700만원, 부채 1864억5700만원, 자본 9001억1000만원을 보유 중이다. 같은 해 매출액은 2043억400만원, 당기순이익은 515억9200만원이다. 시장에서는 "상장 자회사에서 빌린 480억원이 한림건설 연간 순이익과 비슷한 규모인데도 담보 없이 대여가 장기화하는 점이 부담"이라고 꼬집는다.

이에 대해 동양파일은 자금 대여가 유동성 문제나 모회사 지원 목적이 아니라 여유 자금을 활용한 합리적 운용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차입금 비율이 낮고 자산 상태가 우수해 여유 자금이 있는 상황"이라며 "은행에 예치하는 것보다 계열사에 대여해 운용하는 것이 수익성 측면에서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대여를 통해 분기 기준으로 1억원 이상의 이자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모회사 요청에 따라 급히 이뤄진 결정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골프장 확장과 맞물린 의구심…김상수 논란 재점화

동양파일 대여금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한림건설의 사업 확장 행보로 옮겨가고 있다. 한림건설은 2025년 10월 미국 텍사스 오스틴 지역에서 에이버리 랜치·테라비스타·팔콘헤드 골프장 3곳을 동시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규모는 약 8500만달러(1251억원 안팎)로 거론된다. 한림건설은 국내에서도 한림용인CC·한림안성CC·한림광릉CC 등을 운영하고 있어, 이번 거래를 계기로 해외 골프장 포트폴리오까지 확장한 셈이 됐다.

시장이 문제 삼는 지점은 '골프장을 샀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상장 자회사에서 조달한 거액의 대여금이 담보 없이 장기화하는 시점에, 모회사가 대규모 인수에 나섰다는 타이밍이 겹치면서 자금 운용의 우선순위를 둘러싼 의구심이 커졌다는 점이다. 특히 동양파일 대여금이 애초 단기 성격으로 출발했다가 만기 연장을 반복하며 장기대여로 성격이 바뀐 만큼, 상장사 자금이 사실상 모회사 장기재원처럼 쓰인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대한건설협회 명예회장(前 제27대 대한건설협회장)인 김상수 한림건설 회장을 둘러싼 '골프장 논란'이 다시 언급되는 배경도 이 대목과 맞닿아 있다. 과거 김상수 회장이 건설공제조합 운영위원장 재직 당시, 공제조합이 인수를 추진하던 수도권 골프장 2곳을 한림건설이 '근소한' 차이로 낙찰받았다는 것은 시장에 익히 알려진 이야기다. 경쟁 상대의 입찰 정보를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인물이 인수전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졌고, 당시 회의 참석 여부 등을 두고도 증언이 엇갈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당국이 코스닥 시장 신뢰 회복과 부실기업 정리를 강조하는 흐름 속에서 시장에서는 동양파일 사례가 지배구조와 주주보호 논란의 전형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상장사 자금이 계열 지원으로 장기간 묶일 경우 시장은 이자율보다도 회수 가능성과 담보·조건의 합리성을 먼저 본다"며 "주주환원 부재와 겹치면 누구를 위한 의사결정이었나라는 문제 제기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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