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급등에 인뱅 재평가?…'3수' 케이뱅크 IPO 눈높이 흔들까


카뱅, 순이익 4803억·비이자수익 1조…배당·자사주 소각 '밸류업'에 매수 몰려
케이뱅크, 수요예측 한창…공모가 8300~9500원

케이뱅크가 코스피 상장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 중인 만큼, 시장의 시선은 인터넷은행 밸류에이션이 어디까지 정상화될지로 옮겨가고 있다. /케이뱅크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카카오뱅크가 역대 최대 실적과 강화된 주주환원 카드를 동시에 꺼내 들자 주가가 장중 10% 넘게 뛰며 인터넷전문은행 섹터에 '재평가' 신호가 켜졌다. 5일 급등 이후 6일에는 차익실현성 매물이 나오며 변동성이 커졌지만, 투자심리가 단기간에 살아난 점이 눈에 띈다. 케이뱅크가 코스피 상장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 중인 만큼, 시장의 시선은 인터넷은행 밸류에이션이 어디까지 정상화될지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2025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4803억원을 기록했다. 비이자수익은 1조886억원으로 연간 기준 처음 1조원을 돌파했고, 이사회 결의로 주당 배당금 460원(총 2192억원)과 총주주환원율 45.6%를 확정했다. 실적·주주환원 확대가 맞물리자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장중 13%대까지 뛰었다. 이날에는 전날 급등분을 일부 반납하며 숨 고르기 흐름이 이어졌다.

증권가에서는 비이자수익 확대가 이자마진(NIM) 둔화 국면에서도 실적 방어력을 높였다는 점,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밸류업 정책이 가시화됐다는 점이 주가 반등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은행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국면에서 인터넷은행의 '이익 체력'과 '환원 의지'가 동시에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케이뱅크, '3수' IPO는 눈높이 조정…카카오뱅크 주가가 비교 잣대 될 수도

케이뱅크는 4~10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20·23일 일반청약을 거쳐 3월 5일 상장을 목표로 잡았다. 공모는 6000만주(신주 3000만주·구주매출 3000만주)이며 희망 공모가는 8300~9500원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3조8540억원 수준으로 제시됐다.

두 차례 상장을 철회했던 케이뱅크가 '3수'에 나선 만큼 이번 전략의 중심은 '가격과 수급'이다. 케이뱅크는 밸류 산정에 적용하는 비교기업 평균 PBR을 1.80배로 낮추는 등(직전 2.56배) 공모가 산정의 전제를 바꿨다. 보호예수(락업) 비율도 74%까지 끌어올려(직전 54%) 유통 물량 부담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동종 상장사의 주가·멀티플은 IPO 수요예측에서 자연스럽게 '비교 잣대'가 되는 만큼, 카카오뱅크 주가 반등이 케이뱅크 밸류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서 공모가 수준과 관련해 이준형 CFO는 "이번에는 공모가를 굉장히 보수적으로 지난번 대비 약 20% 할인된 가격으로 결정했다"며 "최근 카카오뱅크가 3주 동안 30% 이상 주가가 상승하면서 현재 기준 케이뱅크 공모가 밴드의 할인율이 하단 30%, 상단 20% 이상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카카오뱅크의 공모가는 상장 당시 최상단인 3만9000원이었다.

이준형 CFO는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경쟁사 대비 공모가 밴드가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며 "시장에서 적정한 수준의 공모가 밴드를 측정했다고 생각하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케이뱅크의 숙제는 '핵심 제휴 의존도'다. 케이뱅크는 증권신고서에서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의 제휴 계약이 2026년 10월 만료된다는 점과, 만료 이후 제휴가 종료되거나 경쟁 제휴가 생길 가능성을 위험요인으로 적시했다. 특정 수신 의존도가 높을수록, 투자자 설득의 초점은 제휴가 흔들려도 성장이 가능한가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앞서 케이뱅크는 2017년 영업 개시 이후 업비트 실명계좌 제휴를 계기로 수신 규모를 빠르게 키워왔다. 최근에는 개인사업자(SME) 대출과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확대를 통해 여신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4년 별도 기준 순이익은 1281억원으로 전년(128억원)의 10배로 늘었고,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1034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말 기준 여신 잔액은 17조9000억원, 수신 잔액은 30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3%, 38.5% 늘었다.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케이뱅크가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를 연 가운데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이 케이뱅크 성장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여의도=이선영 기자

최 행장은 기자간담회서 업비트 예치금 의존도 우려에 대해 직업 언급하기도 했다. 최 행장은 "케이뱅크 본원적 뱅킹 예금이 지속적으로 압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업비트 가상자산 예치금은 가상자산 시장 시황에 따라 2~3조원에서 7~8조원까지 왔다갔다 하지만, 케이뱅크 퍼포먼스에 이제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뱅킹 비즈니스 예금과 대출 상품의 펀더멘털이 워낙 튼튼해지고 폭이 깊어져 영향이 거의 없다"며 "가상자산 예치금이 추가적으로 역할을 하는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최 행장은 예치금의 대출 재원 사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예치금 계정은 국공채나 MMF 등 완전히 즉시 유동화될 수 있는 자금으로 별도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어 전혀 걱정할 필요 없다"며 "4~5년 전에는 비중이 커서 의미있는 우려가 있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영향도가 없다"고 설명했다.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선 "당분간 성장에 집중할 계획"이라면서도 "조만간 두 자릿수 ROE를 넘어 약 15%에 이르는 ROE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두 자릿수 ROE가 되면서부터는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자본적정성 확보, SME 시장 진출 확대, 테크 리더십 강화, 플랫폼 비즈니스 기반 구축, 신사업 진출 등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결국 카카오뱅크가 '실적+환원'으로 주가 모멘텀을 만들었다면 케이뱅크는 '리스크 관리+성장 설득'으로 기관 투자자의 문턱을 넘어야 하는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주가 반등은 인터넷은행 밸류에 대한 시장 눈높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지만, 케이뱅크는 수신 구조와 제휴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 가능한 범위'로 설명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상장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비교 대상인 카카오뱅크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인터넷은행 섹터 전반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며 "인뱅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우호적인 외부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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