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내수 시장 정체 돌파구로 중국과 대만 등 중화권 공략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판호(중국 서비스 허가권) 발급 완화와 한한령 해제 기대감에 힘입어 중국 재진입을 노리고 대만, 홍콩 등 진출도 강화하는 모양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게임 시장이 포화되면서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개방 기조가 감지되자 게임사들이 중화권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경제사절단에 크래프톤과 스마일게이트 등 주요 게임사 대표들이 이례적으로 동행하면서 업계에서는 한한령 해제 등 장벽 완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에서 직접 서비스하기보다는 현지 게임사와 협업해 유통(퍼블리싱)을 맡기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외자 판호를 발급받더라도 서비스를 담당할 현지 주체가 필수적인 데다, 까다로운 검열과 현지화 작업을 유연하게 풀어가기 위해 공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전략에 따라 넥슨은 오는 6일 자회사 민트로켓이 개발한 '데이브 더 다이버'의 모바일 버전을 중국에 출시하며 포문을 연다. 현지 서비스명은 '잠수부 데이브'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해양 탐험과 초밥 가게 운영을 결합한 독창적인 구조로 글로벌 누적 판매량 700만장을 기록한 흥행작이다. 넥슨은 직접 진출 대신 중화권 유통 역량이 입증된 현지 기업 XD 네트워크에 퍼블리싱을 맡겼다.
넥슨은 중국 이용자의 취향 변화를 겨냥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24년부터 중국 게임 시장에서 캐주얼 및 소셜 게임 비중은 80%를 넘어섰다. 대규모 시간과 비용이 드는 대형 게임보다 조작이 단순하고 짧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각광받는 추세다. 넥슨 관계자는 "싱글 패키지 게임으로 이런 규모의 판매 성과는 손에 꼽는다. 중국에서도 흥행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른 주요 게임사들도 현지 기업과 손잡고 중국 재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중국 퍼블리셔 성취게임즈와 '아이온 모바일'을 공동 개발 중이며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위메이드 역시 현지 퍼블리셔를 통해 지난 1월 '미르M: 모광쌍용'을 출시했고, 스마일게이트도 '로스트아크 모바일'의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하며 출시 막바지 단계에 들어갔다.
중국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거대 시장이라면 대만과 홍콩은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글로벌 확장의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대만은 이용자의 과금 성향과 선호 장르가 한국과 유사해 한국 게임의 흥행 공식이 잘 통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연초 대만에서 열린 '2026 타이베이 게임쇼(TGS)'에서 한국 게임의 현지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넷마블과 그라비티, 네오위즈, 스마일게이트 등 주요 게임사가 잇따라 부스를 꾸리고 현지 이용자와 접점을 늘렸다. 넷마블은 이 행사에서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시연 빌드를 선보이며 현지 반응을 살폈다. 스마일게이트는 플랫폼 '스토브'를 내세워 국내 인디 게임을 글로벌에 소개하기도 했다.
넷마블은 기세를 몰아 오는 3월 신작 MMORPG '뱀피르'를 대만, 홍콩, 마카오 지역에 출시한다. 앞서 지난해 9월 출시한 '세븐나이츠 리버스'가 대만·홍콩·마카오 앱스토어 인기 1위를 기록한 만큼 흥행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경제사절단 동행 등으로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만큼 현지 유력 기업과 협업한 신작 출시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며 "대만은 국내 게임의 흥행 공식이 가장 잘 통하는 시장이라 사업 예측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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