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h당 465원 바람소득 청구서…전기요금 인상 요인


바람소득 전제는 고가 전력 판매…한전 재무 부담 가중도
해당 지역 풍력설비와 송전망 등 주민수용성 고려한 조치

신안 자은도 일원 전남해상풍력 해상풍력발전단지. / 신안군

[더팩트ㅣ세종=정다운 기자] 해상풍력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가 이론상 최대 4.9까지 적용되면 전력 단가가 1㎾h당 약 465원(지난해 평균 기준)까지 치솟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바람소득’으로 불리는 주민배당 모델 확산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국전력이 비싼 전기를 사줘야만 주민 수익이 성립하는 구조여서 지속성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해상풍력 REC 가중치는 기본 2.5에 연계거리·수심 조건이 더해질 경우 이론상 최대 4.9까지 적용 가능하다.

지난해 평균 SMP는 1㎾h당 112.68원, 같은 기간 REC는 1㎾h당 71.9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해상풍력 최대 가중치 4.9를 적용하면 REC 부분만 약 352원(71.9원×4.9)에 달하고, SMP를 더하면 1㎾h당 전력 판매 단가는 약 465원으로 치솟는다.

SMP 기준으로 보면 같은 전기라도 해상풍력으로 생산한 전기를 사용하려면 약 4배에 달하는 전기료를 내야하는 셈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유럽 등 해외에서도 초창기에는 단가가 높았다"며 "장기적으로는 낮춰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인허가 속도를 높이기 위한 유인책으로 ‘바람소득(연금)’ 정책을 추진 중이다. 지역민이 해상풍력사업에 함께 참여하면 해상풍력으로 생산한 전기 판매 수익을 배당으로 나누는 구조다. 하지만 한전이 비싼 전기를 사줘야만 주민 수익이 발생하는 방식이다.

울산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 조감도. /포스코이앤씨

여기에 국제 유가 등 외생 변수에 크게 좌우되는 SMP도 있다. 재생에너지 설비가 늘어나면 발전단가가 낮은 전원이 시장에 대거 유입되면 SMP 자체가 하락해 고가 전력 판매를 전제로 한 주민 배당에 어려움이 생긴다. 이로 인해 한전에 손실이 생기면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수밖에 없고, 인상된 전기요금은 결국 전국 가계와 산업계가 나눠 부담하게 된다. 실제 SMP는 국제 유가 안정 영향으로 지난해 1월 117.13원에서 12월 90.44원까지 하락했다.

반면 주민이 부담하는 최소 비용은 협동조합 가입비 1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대표적으로 신안군의 ‘신안군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는 발전소 법인 지분 30% 이상 또는 총사업비 4% 이상을 주민이 참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지분은 주민 출자금이 아니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정책금융, 민간 투자로 채워진다. 주민은 소액 가입비로 조합원이 돼 배당 구조에 편입되고, 주요 설비 투자와 금융 리스크 대부분은 외부 자본이 떠안는다. 사실상 투자라기보다 정책 수혜에 가까운 구조다. 정책 인센티브와 전력 가격이 동시에 흔들리면 바람소득 모델 자체가 지속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500원에 육박하는 전기도 부담인데, 일부 지역에만 혜택이 집중되는 구조는 형평성 문제를 낳을 수 있다"며 "결국에는 재정이나 보조금으로 메워야 하는 상황이 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해상풍력 사업에 뛰어들 경우 전력 매입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자체로서는 수익이 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너도나도 뛰어들 수밖에 없다"며 "다만 주민 배당은 결국 비싼 전력 판매가 유지돼야 가능한데, SMP처럼 시장 가격이 흔들리면 수익 구조 자체가 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경제성 분석 없이 사업이 우후죽순 늘어나면, 나중에는 정부 정책을 믿고 참여한 주민이 먼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바람소득은 풍력설비와 송전망 구축 과정에서 반복돼 온 주민 반발을 완화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이라는 평가도 있다. 발전 수익 일부를 지역에 환원하는 방식으로 입지 갈등을 줄이고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danjung63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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