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치킨 프랜차이즈 '처갓집양념치킨'과 손잡고 '배민 단독 입점' 유도 정책을 본격화한다. 지난해 교촌치킨과 추진하다 논란 끝에 무산됐던 이른바 '배민온리' 전략을 다시 가동하는 모양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과 '처갓집양념치킨' 운영사 한국일오삼은 최근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가맹점주의 온라인 주문 매출 확대와 고객 혜택 강화를 목표로 배달의민족 플랫폼을 중심으로 협업을 강화한다.
협약 내용에는 메뉴 최적화와 신메뉴 출시, 앱 내 브랜드관 운영, 공동 프로모션 등 온라인 채널에 특화한 판매 전략이 포함됐다. 우아한형제들은 디지털 플랫폼 역량을 활용해 '처갓집양념치킨'의 해외 시장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사회공헌 프로그램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겉으로는 상생 협의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인 핵심은 '배민 단독 입점 유도'에 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의 후속 조치로 배민을 제외한 모든 배달 플랫폼에서 탈퇴하는 가맹점주에게 수수료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 7%가 넘는 배민 중개수수료를 절반 수준인 3.5%로 인하해주는 방식이다.
참여 여부는 가맹점주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참여하지 않을 경우 배민에서 진행하는 각종 할인 행사에서 제외된다. 해당 협약은 오는 5월 8일까지 유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배민과 한국일오삼 측은 향후 연장 여부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일오삼 측은 반강제가 아닌 혜택의 차이를 강조하며 한정된 마케팅 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참여 의사를 밝힌 매장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혜택을 지원하려는 것이라 밝혔다. '단독이 불공정하다'는 입장에 대해선 '독점이 아닌 집중 지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일오삼 관계자는 "이번 협업은 특정 플랫폼 배제를 전제로 한 계약이 아닌 가맹점 매출 확대를 위한 자율 참여형 공동 마케팅 프로그램으로 실적 기준으로 봤을때 가장 효율적인 채널로, 점주 손익 개선에 도움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처갓집양념치킨은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 아닌 더 나은 혜택과 안정적인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방식의 하나로 상생 제휴 프로모션을 진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MOU가 더 업주들의 배달 매출 활성화 및 매출 증대를 위한 새로운 마케팅 수단이 되도록 다양한 상생 제휴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해당 상생 제휴 프로모션은 전적으로 업주분의 선택이고 미참여에 따른 어떠한 불이익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이번 움직임은 지난해 6월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와 추진했던 협약과 비슷하다. 당시 배민은 교촌치킨 가맹점이 경쟁 배달 플랫폼인 쿠팡이츠에서 철수할 경우, 수수료를 낮춰주는 조건을 제시한 바 있으나 소비자 선택권 제한과 공정 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며 사실상 무산됐다.
현행 공정거래법 45조는 경쟁자의 고객을 부당하게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거나 강제하는 행위를 불공정 거래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처갓집양념치킨'과의 이번 협약 역시 유사한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해당 협약은 강제가 아니기에 점주들의 선택에 따라 타 배달 플랫폼에서도 계속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지만 배민이 제공하는 수수료 우대 혜택은 받을 수 없다는 것이 골자다.
아울러 점주와 소비자 사이에서 '선택권 제한'과 '매출 확대 저해' 우려도 여전히 남아있다. 소비자 A씨는 "치킨은 국민 음식이라 불릴만큼 대중적인 먹거리인데 한 곳에만 입점하면 소비자 선택권은 줄어들고 불편은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 플랫폼에만 입점하는 것이 가맹점 매출에 실제로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또 프랜차이즈 대형 브랜드는 협상에 참여할 여력이 있지만 영세 자영업자들은 선택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가 낮아지는 건 분명 매력적이지만 타 배달 플랫폼 비중도 무시할 수 없다"며 "보통 자주 쓰는 배달앱에서 메뉴를 고르지 특정 브랜드 때문에 다른 앱을 새로 설치하지는 않기에 소비자 불편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