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증시로 '머니무브'가 확대되면서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올리며 빠르게 좁혀졌던 예대금리차가 다시 늘어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의 예금금리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예대금리차가 벌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은행권의 실질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12월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평균 1.28%포인트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 축소됐다.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 예대금리차 역시 1.262%로 같은 기간 0.088%포인트 줄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8월 1.522%에서 9월 1.474%로 내려간 이후 10월 1.372%, 11월 1.3%, 12월 1.268%로 지속 하락해 왔다.
예대금리차 축소는 증시 활황에 따른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올린 영향이 컸다. 실제 투자자예탁금이 급증하면서 수신 경쟁이 심화됐고, 이에 따라 예금금리 상승폭이 대출금리 상승분을 웃돌았다. 지난해 12월 기준 5대 은행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2.892%(최고금리 기준)로 전월(2.866%) 대비 0.026%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연초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성과급 지급, 기업 자금 재유입 등으로 시중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은행권의 자금조달 압박이 완화된 것이다. 일부 은행은 LCR(유동성커버리지비율) 관리 부담도 줄어들면서 수신금리를 재조정하는 모습이다.
실제 신한은행 '신한 마이플러스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지난해 12월 연 3.1%에서 이달 2.9%로 하락했고,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역시 2.85%에서 2.8%로 내려갔다. 조달비용 부담이 다소 완화되면서 수신금리를 조정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반면 대출금리는 금융채 5년물 금리 상승과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맞물리며 상방 압력을 받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5년 고정형(혼합형·주기형) 금리는 연 3.97~6.7% 수준으로, 상단 기준 6%를 넘어선 지 두 달도 되지 않아 7%선을 위협하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은행채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대출금리 하방 경직성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단기적으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방어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지만,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스트레스 DSR 등 감독당국의 관리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대출 자산이 크게 늘어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은 변수다.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더라도 대출 규모 자체가 제한되면 은행권의 이자이익 증가 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신금리 인하로 조달 부담은 다소 완화되겠지만, 가계대출 성장 여력이 크지 않아 예대금리차 확대가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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