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압박 속 '제철소 설립' 현대제철 잰걸음…이보룡 대표 '방미'


현대제철 제철소 맞춤형 인재 교육센터 개소식 참석

지난해 12월 현대자동차그룹이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WHE 2025 부스에 마련한 현대제철 미국 일관제철소 모형. /더팩트DB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재인상을 압박하자 한국 정부가 신속히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이 현지 투자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는데, 핵심 투자인 제철소 프로젝트를 이끄는 현대제철이 관련 절차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이보룡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은 금주 중 미국 루이지애나주를 방문해 현대제철 맞춤형 인재 교육센터 개소식에 참석한다. 해당 센터는 루이지애나주 리버 패리시 커뮤니티 칼리지(RPCC) 등이 협력해 만든 기관이다.

지난해 12월 현대차그룹 정기 인사로 서강현 대표이사 사장이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장으로 임명되면서, 이보룡 현대제철 생산본부장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 대표는 미국을 방문해 주력 프로젝트인 제철소 건립 사업 의지를 드러낼 전망이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3월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향후 4년간 210억 달러 규모 현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 비상계엄 이후 리더십 공백 등 어려운 상황 속 기업이 선제 대응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이후 50억 달러 추가 투자 계획도 밝혔다. 총 260억 달러를 투자하는 셈이다. 50억 달러 집행 계획에는 연 3만대 생산 규모 로봇 공장 신설도 담겼다.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현지 투자 중 핵심 사업으로 현대제철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를 꼽는다.

현대제철은 총 58억 달러를 투입해 루이지애나주 어센션 패리시 지역에 있는 223만평 규모 부지에 전기로 제철소를 세울 계획이다. 58억 달러 중 50%는 자기자본, 50%는 외부 차입으로 조달한다. 자기자본은 현대제철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 80%, 포스코 20% 등이 투자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30일 2025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루이지애나주 전기로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가 투자자 의사결정이 완료됐으며, 올해 3분기에 착공해 오는 2029년 1분기 상업 생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보룡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달 13일 2026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모습. /더팩트DB

최근 미국은 입법 절차가 지연되는 점 등을 문제 삼으며 관세 재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 의회가 역사적 무역 협정을 입법으로 제정하지 않았다며 재인상 의사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국으로 넘어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을 만났다. 김 장관은 지난달 31일 "대미투자특별법을 논의할 여유가 없었다는 것을 충분히 설명했다. 관세 인상 조치는 이미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진의와 별개로, 우리 정부는 대미 투자를 위해 입법 절차와 외교적 움직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기업들 또한 자칫 흠이 생기지 않도록 대미 투자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기존에 밝힌 대미 투자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투자) 속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라며 "투자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빠를수록 좋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의 핵심 투자인 제철소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현대제철로서는 어깨가 더 무거워진 상황이다. 루이지애나주는 현대제철 프로젝트로 일자리 직접 1300개, 간접 4100개 등 총 5400개 이상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제철이 만드는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미국 최초 전기로 일관제철소다.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전기로는 고품질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평가가 있다. DRI(직접환원철)를 생산하는 DRP(원료 생산 설비)도 갖출 예정이다.

연간 270만톤 규모 생산 능력을 갖출 제철소는 향후 현대차(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앨라배마 공장)·기아(조지아 공장)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할 뿐 아니라 현지 완성차 업체 등과의 관계도 맺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국 전기로 제철소를 통해 현대차·기아향 자동차 강판 공급을 확대하고, 글로벌 완성차 탄소 저감 소재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등 미래 성장동력과 탄소 저감 자동차 강판에 핵심 역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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