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당국 '지배구조 개편' 윤곽…회장 연임 제한·사외이사 역할 강화 '부상'


이사회 독립성·CEO 선임 투명성 강화…제도화 수순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월례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 | 김태환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회장 연임 제한과 사외이사 역할 강화가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장기 집권 구조와 이사회 독립성 논란을 제도적으로 손보겠다는 취지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참호 구축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연임과 관련해 주주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예를 들어 CEO 선임 시 주주총회 의결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까지 포함해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감독원과 공동으로 운영 중인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에 대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다양성, CEO 선임의 공정성과 투명성, 성과보수 체계의 합리성 등이 주요 방향"이라며 "전문가 의견과 해외 사례, 금감원 실태 점검 결과 등을 토대로 3월 말까지 실효성 있는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당국의 개편 방향은 크게 △회장 연임 횟수 또는 재임 기간 제한 검토 △CEO 후보군(롱리스트·숏리스트) 관리 절차 투명화 △이사회 내 후보추천위원회 운영 기준 정비 △성과보수 체계 점검 등으로 요약된다. 제도화 방식은 금융지주회사법 개정 여부와 별도로, 모범규준 개편이나 감독규정 정비가 병행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사외이사의 실질적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핵심 과제다. 사외이사 평가 및 재추천 절차를 정례화하고, 전문성 요건을 구체화하는 한편 주주추천 사외이사 제도 확대 여부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실제 BNK금융지주는 최근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고 사외이사 중심 위원회 운영을 강화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에 선제적으로 나선 바 있다. 아울러 당국은 단순한 인적 교체를 넘어 이사회 중심 책임 경영 체계를 확립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내부통제 실패나 대규모 금융사고 발생 시 CEO 개인 책임을 넘어서 이사회 차원의 감독 책임을 보다 명확히 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내부통제위원회 실효성 제고, 이사회 내 전문위원회 기능 재정비, 사외이사 전문성 강화 방안 등이 병행 논의될 전망이다.

다만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추천제 참여 여부는 미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이 위원장은 "국민연금 문제도 중요한 사안이지만, TF에 직접 참여하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이찬진 금감원장은 주요 주주의 사외이사 추천제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어, 향후 제도 설계 과정에서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은 열려 있다. 국민연금은 다수 금융지주의 주요 주주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금융당국의 개편안이 현실화될 경우 KB·신한·하나·우리 등 주요 금융지주의 회장 체제와 이사회 구성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다수 사외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주주추천 확대와 이사회 교체 폭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며 "연임을 앞둔 회장 체제에도 중장기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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