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피' 잇는 '천스닥' 개막…'낙수 효과-과열 경계' 시각 공존


26일 코스닥, 순환매 장세로 4년 만에 1000선 돌파
기관·외인 3조 '싹쓸이'…9개월 만에 매수 사이드카 발동도

코스닥지수가 1064.41 포인트로 마감한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축하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코스닥 지수가 4년여 만에 종가 기준 1000을 넘어섰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중심의 증시 랠리로 '오천피'(코스피 지수 5000) 그늘에 가려져있다는 평가받는 코스닥이 단숨에 '천스닥'(코스닥 지수 1000)을 돌파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7.09% 오른 1064.41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 지수가 가파르게 치솟았고 장중 최고가는 1064.44를 기록했다.

투자자별로는 외인과 기관이 각각 4314억원, 2조6017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 투자자들은 2조9082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차익실현에 집중했다.

코스닥 지수가 1000선을 웃돈 것은 지난 2022년 이후 약 4년 만이다. 알테오젠, 에코프로비엠, 에이비엘바이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빨간불을 켰고, 종목을 가리지 않는 강세가 이어지면서 폭등장을 견인했다. 이중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장중 상한가로 직행해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5위권까지 진입하기도 했다.

코스닥의 가파른 사이드카 발동까지 이어졌다. 프로그램 매수 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정책을 유예하면서 증시가 급등한 지난해 4월 10일 이후 9개월 만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코스닥 지수 1000 돌파를 두고 코스피에 쏠린 증시 온기가 코스닥 시장으로 전개되는 낙수 효과가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약, 바이오, 2차전지, 로봇 등을 포함한 미래 산업 성장을 주도하는 기술주가 대거 포진한 코스닥 시장 특성상 저평가된 유망 종목을 선취매 하려는 기관 투자자의 대규모 자금이 지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 랠리에 피로감을 느낀 자금이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적던 코스닥 우량주로 이동하는 순환매 장세도 주목된다. 당국이 최근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는 등 시장 관리에 나서고 있고,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코스닥 중소형주까지 확대 적용될 것이라는 기대감 등이 맞물렸다는 평가다.

반면 일각에서는 코스닥이 보합권을 이어가다가 하루에만 7% 폭등해 1000선에 도달한 만큼 주가 흐름이 과열 신호로 감지돼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단기 급등이 가져올 차익실현 매도세와 테마주 위주의 쏠림 현상 등도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코스피 5000 특위'의 다음 목표로 제시된 '코스닥 3000' 정책에 대한 기대가 마중물이 됐다"며 "그동안 코스피 대형주의 쏠림이 완화되면서 코스닥 소외를 주도한 바이오와 이차 전지를 중심의 중소형주로 수급이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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