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 공개 이후 제조업 패러다임 전환이 시작된 상황에서, HD현대로보틱스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주력 제품 산업용로봇 수요 증가 전망 속 자금을 확보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로보틱스는 최근 UBS와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을 IPO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 키움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했다. 조만간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는 1984년부터 로봇 사업을 시작해 산업용로봇 완성품·부품을 제조·판매하는 사업과 로봇 제조 자동화 사업을 영위했다. 이후 2020년 HD현대 로봇 사업 부문이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할하면서 HD현대로보틱스가 설립됐다.
HD현대로보틱스 주요 매출 제품은 산업용로봇이다. 지난해 9월 기준 산업용로봇이 1479억5300만원으로 81%를 차지했다. FPD(플랫 패널 디스플레이)로봇이 114억1000만원(6%), 모바일로봇이 51억2800만원(3%), 로봇 부품 판매 등이 178억3500만원(10%)을 기록했다.
2024년 전 세계 산업용로봇 시장 규모는 12조원을 기록했다.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7%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재 경쟁은 치열하다. 중국·유럽·미국·일본·한국 등이 경쟁 중이다. AI(인공지능) 패러다임이 피지컬 AI로 바뀌는 상황에서 로봇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지난해 10월 자체 개발한 AI 기반 안전 제어 설루션 세이프스페이스(SafeSpace) 2.0을 탑재한 차세대 산업용 AI 로봇 제어기 Hi7를 출시했다. 라이다 센서를 연동해 사물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업계에서는 'AI 로봇' 기업 도약 교두보로 평가한다.
실제 시장 관심도 받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지난해 10월 KDB산업은행,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KY PE와 1800억원 규모 투자 유치 계약을 체결했다. HD현대로보틱스 기업 가치는 2020년 5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피지컬 AI 개발에 더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그룹 차원에서도 HD현대로보틱스를 미래 먹거리로 기대한다. HD현대 신사업추진실장과 경영기획실장을 지낸 김완수 HD현대로보틱스 부사장은 지난해 말 정기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HD현대로보틱스가 조선 현장 자동화에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 공개 이후 제조업 패러다임이 바뀌는 점은 HD현대로보틱스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를 키우는 배경이다. 현대차 노동조합이 '합의 없이 아틀라스 1대도 들일 수 없다'라며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제조업 패러다임 전환은 현실로 다가왔다.
하지만 중복상장 지적도 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지난해 11월 기준 HD현대가 지분 81.82%를 보유하고 있다. HD현대로보틱스가 상장되면 기존 HD현대 주주 가치가 훼손된다는 우려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중복상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이 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HD현대로보틱스 상황은 다르다는 평가도 있다. HD현대로보틱스의 HD현대 매출 비중을 보면 0.3%에 그친다. HD현대중공업 등 조선과 HD건설기계 등 건설기계 업체를 계열사를 둔 HD현대 사업 유사성 측면에서 보면 거의 없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2024년 해양 분야 종합 설루션 계열사 HD현대마린솔루션 IPO를 성공한 사례를 주목한다. 당시에도 중복상장 지적이 있었으나, 선박 AM(애프터마켓) 사업을 영위하며 산업 사이클 영향이 없는 등 강점이 두드러진 HD현대마린솔루션은 IPO에 성공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올해까지 협동로봇을 포함한 10종 이상 신제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총 50여개 산업용로봇 라인업을 구축해 국내 산업용로봇 시장 1위 지위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HD현대로보틱스는 자금 확보로 시장 경쟁에서 이기겠다는 전략이다. HD현대로보틱스 관계자는 "로봇 사업이 성장성이 높지만, 기술개발 기간은 상대적으로 길어 대규모 투자가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신규 자금을 유치해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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