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산 기자] 금융당국이 새마을금고 감독 강화 기조를 시사하면서 일선 금고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오는 3월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 2기가 본격 출범하면 건전성 관리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중앙회 차원의 관리·감독 강화와 취약 금고에 대한 정리 작업이 병행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팀장급 인사를 통해 새마을금고 전담 감독·검사 인력 10명을 중소금융감독국과 중소금융검사2국에 각각 배치했다. 새마을금고 전담 인력이 처음으로 배치된 만큼, 본격적인 감독에 나서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감독 강화 기조가 뚜렷해지자 새마을금고 이사장들 사이에서는 긴장감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김 회장이 두 번째 선거를 치르며 신사업 확대와 건전성 제고를 단언한 만큼, 당국의 감독 기조에 보조를 맞출 것이란 인식이 퍼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오는 4월부터 새마을금고에 적용되는 건설업·부동산 관련 부실채권(NPL)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기존 100%에서 130%로 상향 조정되면서 수익성 부담도 커졌다.
건전성과 수익성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평가다. 무엇보다 수익을 늘릴 뾰족한 먹거리가 없는 상황이다. 채권 매각 카드도 거론되지만, 수익률 저하와 손실 우려가 불가피한 만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은행권과 동일한 대출 규제가 상호금융권 전반에 적용되면서 서민금융에 초점을 맞춰왔던 새마을금고의 기존 영업 모델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에는 은행권보다 완화된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을 활용해 은행이 소화하지 못한 주담대 수요를 흡수해 왔지만,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 이후 수익 기반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 지역 금고 이사장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에 일부 금고는 충분한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갖추지 못한 채 기업여신으로 무게중심을 옮겼고, 이것이 부실 위험 확대의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한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과거에는 은행에서 한도가 충분하지 않은 주택 구매자들이 꾸준히 새마을금고를 찾으면서, 기업금융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주담대 중심의 대출 포트폴리오를 꾸릴 수 있었다"며 "10년 전까지만 해도 일부 이사장들은 PF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아예 취급하지 않은 금고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새마을금고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공동대출을 본격화한 시점은 2020년 전후다. 금융당국은 2015년 상호금융권에 토지·상가 등 비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도입한 데 이어, 이후 은행권과 동일한 규제를 단계적으로 적용해 왔다. 2020년에는 LTV 규제를 주택담보대출로까지 확대하면서 대출 경로를 더욱 조였다. 대출 포트폴리오가 가계에서 기업으로 옮겨간 배경이다.
통계를 보면 변화는 선명하다. 2016년 서울시내에서 기업대출 잔액이 가계대출 잔액보다 많았던 새마을금고는 전택새마을금고와 서울동부새마을금고 등 단 2곳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4년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이 기업대출 잔액보다 많은 금고는 8곳에 그쳤다. 나머지 지역 금고 214곳은 기업금융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는 형편이다.
일부 금고는 기업대출에 과도하게 치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금융기관이라는 정체성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2024년 말 기준 명동새마을금고는 가계대출이 247억원에 그친 반면 기업대출은 3111억원으로 12배 이상 많았다. 최근 새마을금고중앙회장에 도전했던 유재춘 이사장이 재직 중인 서울축산새마을금고 역시 가계대출 244억원과 비교해 기업대출이 7307억원에 달하며 압도적인 비중을 보였다.
이 밖에도 기업대출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는 금고들이 적지 않다. 한강새마을금고는 가계대출이 912억원인 데 비해 기업대출이 6746억원에 이르렀고, 노원새마을금고 역시 가계대출 570억원보다 기업대출이 5679억원으로 수천억 원 이상 많았다. 기업대출 중심 구조가 새마을금고의 서민금융 역할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새마을금고의 자산 규모가 커지고 있고 은행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대대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반면 상호금융권에서는 설립 취지와 역할을 감안해 은행과는 차별화된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민·지역 금융기관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지 못한 채 규제 강화만 이어질 경우 금고의 자생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기업금융에서 벗어나 새마을금고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상호금융권에 은행권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면서 서민금융 역할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며 "규제 완화 등 확실한 노선을 정해 체질 개선을 추진해야 할 시기다"라고 말했다.
이에 금감원은 감독권이 완전히 이관된 것이 아닌 만큼 공격적인 감독에 나서겠다는 의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여전히 행정안전부가 지휘봉을 잡고 있는 합동감사단의 몸집이 커진 것에 그친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 상반기가 새마을금고 특별 검사기관인 만큼 인력을 늘린 것이다"라며 "인력 확충이 감독을 주도하겠다는 의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