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메리츠증권, 지방 부동산PF 가치 '반토막'…부실 우려 확대


순천·여주·창원 등 주관 PF 가치 급락…원금 회수 '적신호'
충당금 적립률 1.8% 불과…잠재 부실 과소 반영 지적도

메리츠증권이 대리금융기관을 맡은 지방 사업장들이 공매로 넘어간 가운데, 최근 입찰가가 감정가 대비 50% 넘게 가치가 폭락해 부실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메리츠증권이 참여한 일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자산 가치가 공매 시장에서 급격히 하락하며 건전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공매 과정에서 입찰가가 감정가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사례가 잇따르면서, 메리츠증권이 관리 중인 PF 익스포저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14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말 기준 메리츠증권이 대리금융기관으로 참여한 PF 사업장 가운데 총 7곳이 공매 절차에 들어갔다. 이 가운데 4곳은 이미 엑시트가 완료됐거나 대주단 참여 수준에 그쳐 메리츠증권의 내부 익스포저 관리 대상에서는 제외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전남 순천, 경기 여주, 경남 창원 등 3개 사업장은 메리츠증권에서 사내 익스포저로 관리하며 리스크에 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들 사업장은 공매 과정에서 잇단 유찰을 겪으며 자산 가치가 크게 훼손된 상태다. 메리츠증권은 사업장별 순대출 규모 등 구체적인 익스포저 금액이나 부실, 이자 상환 여부 등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가장 타격이 큰 곳은 전남 순천 소재 상가 '순천 원스퀘어'로 하나자산신탁이 공매를 진행 중이다. 메리츠증권은 시행사 서정의 자금 유동화를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에스제이순천제일차를 설립해 해당 사업을 관리했다. 그러나 완공 이후 공실 문제가 불거지면서 감정가 637억원을 기록했던 자산의 최근 입찰가는 약 200억원까지 하락했다. 마지막 입찰은 2024년 12월 11일에 이뤄졌으며, 1년 넘게 유찰이 이어지고 있다. 감정가 대비 회수 가능 금액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큰 대목이다.

경기 여주 삼교지구 복합물류센터 개발사업 역시 상황은 유사하다. 해당 사업장은 메리츠증권이 착공 전 브릿지론 단계에서 유동화 법인을 주관해 대출을 집행했다. 감정가 963억원을 받았던 '여주 삼교지구 복합물류센터'는 지난해 7월 기준 마지막 입찰가가 485억원으로, 감정가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서 반토막 공매가 진행되고 있다.

경남 창원 소재 근린생활시설 PF 사업장도 메리츠증권이 주관을 맡아 완공됐으나, 공매로 풀린 후 지난해 11월 기준 입찰가는 3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감정가 775억원과 비교하면 자산 가치가 60% 이상 하락한 셈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출 금액 자체가 크지 않고, 담보인정비율(LTV)이 낮게 설정돼 있어 공매가 지연되더라도 원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분기별로 대손충당금을 반영해 관리 중이며, 회사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공매 시장에서 자산 가치 하락이 장기화될 경우 LTV 중심의 방어 전략이 충분한지에 대한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감정가 대비 입찰가가 1% 수준으로 폭락하는 '깡통 PF' 사례도 실존하는 만큼, 일부 사업장의 경우 회수 가능 금액이 추가로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메리츠증권의 충당금 적립 수준을 두고도 관심이 이어진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메리츠증권의 대출채권 규모는 약 18조8000억원이며, 이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은 3434억원으로 약 1.8% 수준이다. 선순위 대출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 구조를 감안할 필요가 있지만, 익스포저로 관리 중인 사업장에서 공매와 유찰이 반복될 경우 향후 발생할 실질적 손실을 상쇄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낮은 LTV는 정상적인 시장 환경에서는 유효한 안전장치지만, 공매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는 국면에서는 그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며 "시장의 눈높이에 맞춰 자산 가치 하락분을 보다 보수적으로 충당금에 반영해 건전성 우려를 선제적으로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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