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삼성전자가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에 이어 국내 증권사들도 '20만전자'를 제시하는 등 목표가를 줄줄이 상향하는 추이다.
◆ 영업익 150조원대 전망까지...'20만전자' 기대 본격화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일 오후 1시 43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13만9000원) 대비 0.07%(100원) 오른 13만9100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날 14만1000원으로 개장한 삼성전자는 장 초반에는 14만2000원까지도 뛰었으나 현재는 오름 폭을 다소 줄인 상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0조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한국 기업 중에서 분기 기준 영업이익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삼성전자가 최초다.
이번 실적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던 지난 2018년 3분기 영업이익 17조5700억원을 크게 웃돌고,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08.17%나 급증한 수치다.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2.71% 늘어난 93조원을 달성, 최대 실적(이전 최고치 2025년 3분기 86조600억원)을 경신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도 밝다. 대신증권의 경우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150조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지난 5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118조원을 예상했으나, 불과 사흘 만인 지난 8일 예상치를 30조원 넘게 상향 조정했다.
영업이익 150조원 전망까지 나오는 배경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인상이 맞물려 있다. 인공지능(AI)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빅테크들은 메모리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품이 부족해져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가격을 공격적으로 올리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평균판매단가(ASP)를 공격적으로 인상하는 전략은 2026년 1분기에도 실효성을 보일 것"이라며 "이에 따라 올해 1분기까지 삼성전자 주가가 탄력적인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맥쿼리 목표주가 24만원 제시...재평가 국면 진입
이익 추정치와 함께 실적 눈높이도 덩달아 높아지면서 금융권에서 제시하는 목표주가도 20만원대로 올라섰다. 미국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는 2일(현지시각) 발간한 리포트에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7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했다. AI 에이전트 활용이 늘면서 데이터 트래픽이 증가하고 다시 CPU 메모리 수요를 끌어올려 삼성전자가 강점을 보이는 D램과 낸드 가격 환경이 유리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맥쿼리는 24만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가세했다.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한 증권사는 KB증권으로, 삼성증권의 목표주가를 18만원에서 20만원으로 사흘 만에 올려잡았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D램, 낸드 가격 상승을 반영해 2026년과 2027년 영업이익을 기존대비 각각 18%, 14% 상향한 145조원과 165조원으로 조정했다"며 "현재 삼성전자는 첨단 공정 전환과 신규 생산 능력 확대를 AI 서버와 HBM 수요 증가에 집중 대응하고 있어 메모리 공급 부족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풀이했다.
대신증권(18만원), IM증권(18만원)과 유진투자증권(18만원), IBK투자증권(18만원)도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 모두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서 당분간 주가는 강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HBM4 시장에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어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우려도 2026년에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주가가 추가로 상승하려면 수요 둔화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현재 전반적인 공급 부족이 극심하고 고객들의 제품 확보 의지가 확고해 메모리 가격 상승은 한동안 지속할 것"이라면서도 "고객들의 메모리 확보가 어느 정도 충족된 이후엔 수요 둔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