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문은혜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면서 장기 침체를 겪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중국 사업에 전환점이 마련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7일까지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경제사절단으로 합류해 지난 4일 출국길에 올랐다.
경제사절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도 포함됐다. 재계 총수들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 비즈니스 포럼'과 '경제협력 업무협약(MOU) 체결식'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주관하는 '일대일 비즈니스 파트너십' 행사도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의 이번 방중을 계기로 장기간 침체에 빠져 있는 현대차와 기아의 중국 사업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사드(THAAD) 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 2016년까지만 해도 현대차와 기아는 중국 시장에서 연간 180만대 가까이 판매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당시 현대차와 기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약 10%에 달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7년부터 사드 배치 여파로 중국 내 반한 감정과 불매 운동이 시작되면서 중국 내 판매량은 급격히 감소해 10년 가까이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지는 중이다.
지난해 기준(1~11월 누적)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11만2732대로 점유율 0.52%에 그쳤고, 같은 기간 기아는 6만4411대를 판매해 점유율 0.30%를 기록했다. 중국 내 완성차 순위는 현대차가 41위, 기아는 53위에 머물렀다.
중국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량이 급감한 요인으로는 사드 영향 외에도 전기차가 급성장 중인 현지 분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이 꼽힌다.
중국 정부는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 중심의 신에너지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했고 이 기간 비야디(BYD), 니오(Nio), 샤오펑(Xpeng) 등 중국 토종 브랜드들이 약진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반면 이같은 흐름에서 밀리기 시작한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방중을 계기로 향후 한중 간 경제협력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간 외교를 위해 중국까지 직접 날아간 정의선 회장의 어깨도 무거워진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이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여러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현지 취향에 맞는 전기차 라인업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가격 경쟁력과 첨단 기술을 갖춘 제품이 필수적이다. 현재 현대차는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 등을 반영한 특화 전기차 '일렉시오'를 통해 반등을 노리는 중이다.
중국 내 생산 체계와 공급망 재편도 필요한 상황이다. 현지 부품 업체들과의 협력 강화, 생산 효율성 제고 등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기아는 현지 공장을 활용한 수출 중심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한 상태다. 고정비 부담을 낮추고 글로벌 공급망과 연계해 중국 사업을 재정비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의 이번 중국행이 현대차와 기아의 침체된 중국 사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