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맞은 재계 총수들, 나란히 '도약' 의지 천명…성장 키워드는 'AI'


재계 총수 신년 메시지, 지난해 '위기 극복'·올해 '성장 도약'
"AI 중심으로 산업 판도 재편" 일제히 AI 경쟁력 강화 강조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26년 신년사에서 AI 혁신을 통한 도약을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달 5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제4회 한국은행·대한상의 공동 세미나 AI 기반의 성장과 혁신에 참석한 최태원 회장.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새해 업무 시작일을 전후로 일제히 공개된 기업 신년사에는 '성장'과 '도약'을 이뤄내겠다는 재계 총수들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겪은 어려움을 발판 삼아 올해 더 좋은 성과를 내겠다는 메시지인데, 대다수 재계 총수는 성장 키워드로 '인공지능(AI)'을 꼽았다.

2일 재계에 따르면 병오년 첫 근무일인 이날, 주요 기업들의 신년사가 모두 공개됐다. 기업들은 임직원들이 새해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매년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경영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 신년사에서는 '성장'과 '도약'을 언급한 재계 총수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한 걸음 더 도약하자"고 당부했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를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해로 만들자"고 주문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2026년은 다시 성장하는 해"라며 "준비는 마쳤으니 다시 높게 날아오르자"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신년사와 비교해 다소 희망적인 메시지다. 지난해에는 주요 화두가 '위기 극복'이었다. 재계 총수들은 지난해 불확실성 확대, 내수 시장 침체 장기화 등 경제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며 '사업 부진'을 전제한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생존과 미래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등 경계수위가 높은 신년사도 적지 않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해로 만들자고 말했다. /롯데그룹

신년사를 통해 1년 사이 사업 환경을 둘러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지난해는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함을 확인한 한 해였다"며 "불확실성 증대, 기존 성공 방식의 한계 상황에서 우리가 다시 도약해야 할 당위성과 기회가 더욱 선명해졌다. 불확실성과 기회가 공존하는 지금이야말로 다시 도약을 선언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도약을 이뤄내기 위해 '실행력'을 당부하는 메시지도 이어졌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강력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기존 핵심 사업에서의 혁신을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용진 회장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행하고 기존 틀을 완전히 깨는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재계 관계자는 "2026년을 새로운 성과 달성의 원년으로 삼는 기업이 많은 것 같다"며 "지난해 말 진행된 경영진 회의에서도 사업 방향을 가다듬는 동시에, 실행력과 추진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 심도 있게 다뤄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올해 신년사에서 재계 총수 대부분이 언급한 성장 키워드는 'AI'였다. AI를 중심으로 산업 판도가 재편되는 격동의 시기를 맞아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에 AI를 더하는 과감한 도전에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AI 전환(AX)을 가속화해 기존 사업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미래 사업을 철저히 준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업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영현(오른쪽)·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각각 신년사를 전달하며 DS, DX부문 경영 방향성을 제시했다. /삼성전자

최태원 회장은 신년사에서 "AI 시대는 이제 막이 오른 단계일 뿐이며 앞으로의 시장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기회도 무한할 것이다. 우리가 가진 능력에 대한 자부심과 확신으로 더 큰 글로벌 무대로 나아가자"며 "에너지, 통신, 건설, 바이오 등 SK 멤버사들이 오랫동안 쌓아온 사업 역량이야말로 AI 시대를 지탱하는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AI 기반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멀지 않아 완전히 다른 선상에 있게 될 것"이라며 "빠른 AX 추진을 통해 기존 제품의 지능화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 포트폴리오 확장을 도모하자"고 말했다.

이밖에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새해를 AI 비즈니스 임팩트를 본격적으로 가시화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천명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AI 방산 등 핵심 사업 분야에서 미래를 좌우할 원천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다. 대신 전영현·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DS·DX부문 경영 상황에 맞게 각각 신년 메시지를 내놨다. 내용은 다른 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두 부문장 모두 빠른 실행력과 도전을 장려하면서 AI 경쟁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전영현 대표는 "전례 없는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며 AI 시대를 선도하자"고 말했다. 노태문 대표는 "AI 전환기를 이끄는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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