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중삼 기자] 11월 민간 아파트 청약시장이 급속히 식었다. 전국 1순위 평균 경쟁률이 6.80대 1로 내려앉으며 7대 1 선이 무너졌다. 경쟁률은 3개월 연속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경남 창원 등 일부 지역에서 흥행 단지가 나왔지만, 서울 분양 공백과 수도권 외곽·지방의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힘이 부족했다. 10·15 대책 이후 관망 심리가 짙어진 점도 약세를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월 기준 전국 민간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6.80대 1로 집계됐다. 7대 1 아래로 내려간 사례는 2023년 8월(6.59대 1) 이후 27개월 만이다.
월별 흐름을 보면 경쟁률은 올해 5월 14.80대 1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 7월 9.08대 1, 8월 9.12대 1, 9월 7.78대 1, 10월 7.42대 1에 이어 11월 6.80대 1까지 떨어지며 5개월 연속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시장 체감을 보여주는 '미달 단지 비중'은 급등했다. 11월 공급된 37개 분양 단지 중 1순위 경쟁률이 1대 1에 못 미친 곳은 24곳으로, 비중이 64.86%에 달했다. 10월(42.31%)보다 22.55%포인트(p) 높아졌다. 신규 분양 물량을 받아내는 수요 흡수력이 눈에 띄게 둔화됐다는 신호다.
경쟁률 하락의 결정적 배경으로는 서울 분양 공백이 지목된다. 10월에는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서울 단지들이 전체 평균을 끌어올렸지만, 11월에는 서울 물량이 사라졌다. 대신 경기 외곽과 지방 대단지가 공급됐지만 1대 1을 겨우 넘기거나 미달을 기록했다.
다만 입지 경쟁력이 뚜렷한 단지에는 수요가 몰렸다. 경남 창원의 '창원 센트럴 아이파크'는 1순위에서 706.61대 1을 기록해 올해 전국 최고 경쟁률을 찍었다. 전북 전주 '송천 아르티엠 더 숲'(21.16대 1), 인천 검단 '호반써밋Ⅲ'(43.55대 1)도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김선아 리얼하우스 분양분석팀장은 "10·15 대책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규제지역이 확대되고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금 마련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들의 청약 문턱이 높아졌다"며 "그 결과 전국 평균 경쟁률은 약세를 보이고 입지에 따라 희비가 갈리는 '선별 청약' 현상은 더욱 뚜렷해졌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