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손원태·유연석 기자] 3300만건이 넘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태와 관련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반복적으로 동문서답을 해 의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이날 청문회는 쿠팡의 실질적 소유주임에도 국회의 부름에 응하지도 않고,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태에 대해 사과조차 하지 않는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이 과정에서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롤드 로저스 신임대표에게 "김범석 의장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로저스 대표는 김 의장의 거취를 답하는 게 아니라 "제가 한국어를 몰라서 그러는데 제가 답변하는 내용이 한국어로 제대로 통역이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황 의원이 "제대로 통역되고 있다. 김 의장은 어디 있느냐"고 재차 묻자 "내가 질문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지만, 의장님을 비롯해 이사회와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고, 내가 쿠팡 한국법인의 대표로서 모든 질문에 답하기 위해 참석했다"는 엉뚱한 말을 했다.
그러자 황 의원은 "오늘 전략으로 '동문서답'을 하기로 들고 온 것 같다"며 "예스 오어 노, 단답형으로만 답하라"고 강조했다.
또 황정아 의원이 "미국 공시에 김범석 의장이 한국 사업의 최고운영 의사결정자라고 공시되어 있는데, 맞느냐"고 물었으나, 로저스 대표는 "제가 오늘 한국법인 대표로서 모든 질문에 답하겠다"는 답변만 반복하며 사실 확인을 회피했다.
재차 황 의원이 "공시가 맞느냐"고 묻자 그제야 로저스 대표는 "김범석은 미국 쿠팡 Inc 이사회 의장"이라고만 답했다.
황 의원은 "김범석 의장이 이번 정보유출 사태에 대해 사과할 의향은 있는 거냐"고 묻자 로저스 대표는 "(김 의장과) 그런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한국 대표이사로서 기업 차원에서 국민 여러분께 불평과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김 의장을 보호하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또 그는 쿠팡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처음 터졌을 당시 노출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처음 발표 당시에는 노출이라고 판단했고, 추후 유출로 정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상안 관련해서 "쿠팡은 고객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내부적으로 보상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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