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채원 기자] 우리나라에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이른바 '한국 부자'가 올해 47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인구의 0.9%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14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5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 수는 2011년 13만명에서 올해 47만6000명으로 연평균 9.7%씩 증가했다. 15년 전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났다.
전체 인구에서 부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0.27% 수준이었으나, 꾸준히 증가해 올해 0.92%까지 확대됐다. 같은 기간 총인구 증가율이 연평균 0.5%에 불과한 점에 비춰보면 증가세가 매우 가파른 셈이다.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3066조원으로 전년 2826조원 대비 8.5% 증가했다. 올해 전체 가계 총금융자산이 5041조원인데, 상위 1%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60.8%인 것이다. 2024년 58.6% 대비 2.2%포인트(p)했다. 부자들 중 금융자산 규모가 10억~100억원 미만인 '자산가'는 올해 기준 43만2000명(90.8%), 100억~300억원 미만인 '고자산가'는 3만2000명(6.8%), 300억원 이상인 '초고자산가'는 1만1000명(2.5%)이다.
한국 부자들 사이에서도 자산과와 초고자산가의 양극화가 나타났다. 2020년부터 5년새 자산가는 10만8000명 늘어 연평균 5.9% 늘어난 반면, 초고자산가는 같은 기간 5000명 늘어 연평균 12.9%의 증가율을 보였다. 자산가의 총 금융자산은 2020년부터 올해까지 288조원(연평균 6.2%) 늘었지만, 초고자산가는 같은 기간 510조원(연평균 9.4%) 늘어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한국 부자들은 총 자산이 100억원은 돼야 부자라고 봤다. 부자의 최소 자산 기준은 부동산 자산 50억원, 금융자산 40억원, 기타자산 8억원이었다. 부를 이룬 원천으로는 1순위가 '사업소득(34.5%)'이었다. 이어 '부동산투자 이익(22%)', '금융투자 이익(16.8%)', '상속·증여(16.5%), '근로소득(10.35)' 순이었다.
자산 포트폴리오 변화를 보면 부동산 자산의 비중은 줄고, 기타자산의 비중은 늘었다. 2012년 59.5%를 차지했던 부동산 자산 비중은 점차 줄어 올해 54.8%로 축소됐다. 금융자산은 37.1%로 지난해 대비 1.8% 감소했다. 줄어든 자산 비중은 금·보석 등 실물자산과 가상자산과 같은 대체자산이 메운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거주용 주택(31.0%)이 자산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현금과 수시입출식 예금 등 유동성금융자산 12%, 거주용 외 주택 10.4%, 예적금 9.7%, 빌딩·상가 8.7%, 주식 7.9% 등의 순이었다.
2025 한국 부자 보고서는 지난 7월 21일부터 8월 31일까지 한국 부자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별도 패널을 대상으로 한 개인 심층인터뷰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상세 내용은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