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수장 일제히 바꾼 현대차그룹, '세대교체' 속도내나


송창현 AVP 본부장 사임 이어 양희원 R&D본부장도 용퇴 결정
오는 18일 전후 정기인사 전망

현대자동차그룹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연구개발(R&D) 수장을 일제히 교체한다. /뉴시스

[더팩트 | 문은혜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정기 인사에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연구개발(R&D) 수장을 일제히 교체하며 '세대교체' 본격화에 나섰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송창현 AVP 본부장(사장)이 지난 4일 사임한데 이어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장(사장)도 이번 사장단 인사를 통해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 조직은 미래 차를 연구하는 'AVP 본부'와 양산 차 개발을 총괄하는 'R&D 본부'로 나뉘는데 올해 이 두 R&D 조직의 수장이 일제히 바뀌는 것이다.

양희원 본부장은 지난해 1월 현대차·기아 R&D 본부장으로 선임된 이후 약 2년 간 신차와 양산차 개발 작업을 이끌어왔다.

네이버 초대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인 송창현 본부장은 지난 2019년 1월 포티투닷(42dot)을 설립했고 이 회사가 2022년 현대차에 인수되면서 지난해 초부터 AVP(첨단차플랫폼) 본부를 이끌어 왔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 차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자 현대차그룹이 주요 R&D를 총괄하는 두 수장의 세대교체를 통해 분위기 전환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 등 경쟁력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미국은 물론 중국 경쟁사들보다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자 AVP 본부의 재정비 필요성이 제기됐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AVP와 R&D 조직 재정비와 함께 전동화·SDV(소프트웨어중심차) 전환·플랫폼 통합 전략 등 중장기 기술를 확보하는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양희원 본부장의 후임으로는 만프레드 하러 제네시스&성능개발담당 부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출신인 하러 부사장은 아우디·BMW·포스뤠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에서 약 25년 간 샤시 기술 개발부터 전장 시스템·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 총괄까지 경험한 인물이다. 이후 지난해 5월 현대차그룹에 합류해 제네시스와 현대 'N' 브랜드, 제네니스 GV60 마그마 등 고성능 차량 개발을 이끌었다.

하러 부사장이 R&D 본부장(사장)에 오르면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루크 동커볼케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OO) 사장에 이어 현대차그룹에서 6번째 외국인 사장이 된다.

이미 사임한 송창현 AVP 본부장 후임으로는 추교웅 전 현대차 부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확실치는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 독자 커넥티드카 운영체제인 'ccOS' 개발을 총괄한 추 전 부사장은 지난 2023년 말 임원 인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에 이미 회사를 떠난 추 전 부사장의 복귀보다 내부 인사의 승진 가능성이 높다는 일각의 의견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18일 전후로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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