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상대원2구역, 결국 '아크로' 적용 불가…대신 신규 브랜드 달린다


DL이앤씨, 조합에 '아크로' 적용 불가 통보
상대원2구역만의 신규 브랜드 제안…"고급화 열망 충족"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은 최근 시공사인 DL이앤씨에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을 요구했지만 불가 통보를 받았다.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 유튜브 캡쳐

[더팩트|황준익 기자]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이 목표로 했던 DL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이 또다시 불발됐다. 다만 DL이앤씨는 상대원2구역만의 신규 브랜드를 제안하며 조합의 고급화 요구를 충족시키겠다는 방침이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은 최근 시공사인 DL이앤씨에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을 요구했지만 불가 통보를 받았다.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 관계자는 "어제(9일) DL이앤씨로부터 아크로 브랜드 적용이 안 된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상대원2구역은 상대원동 3910번지 일원을 재개발해 최고 29층, 총 43개 동, 4885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조합은 2015년 10월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했다.

2021년 DL이앤씨와 'e편한세상'으로 도급계약을 맺은 조합은 성남 첫 아크로 적용을 통해 아파트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었다. 2023년에도 한 차례 아크로 적용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DL이앤씨는 당시에도 아크로 적용이 불가하다고 통보했다. DL이앤씨는 △아크로 브랜드 적용 기준 강화 △설계변경에 따른 착공지연 △공사량 증가에 따른 공사비 증가 등을 이유로 들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상대원2구역은 대단지이긴 하지만 구성남에 비역세권 등 입지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경기도 첫 아크로인 '아크로베스티뉴'는 평촌이라는 이미지와 범계역 역세권이라는 입지가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면 아파트 가치가 오를 수 있지만 공사비도 뛴다. 이는 조합원들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사진은 아크로 한남 투시도. /DL이앤씨

조합은 이후 고급화를 위해 주차대수 확대, 스카이라운지, 실내수영장 등을 추가한 설계변경을 통해 지난 10월 사업시행계획(변경)인가를 받았다. 단지명은 'e편한세상 성남 더 시그니처'다.

현재 조합은 내년 상반기 착공을 앞두고 DL이앤씨와 공사비를 협상 중이다. 조합은 공사비를 협의하면서 아크로 적용을 요청했고 DL이앤씨도 요청에 따라 지난달부터 내부 검토를 진행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아크로 브랜드 적용 기준에 맞지 않다는 입장은 2023년과 달라지지 않았다"며 "상대원2구역 조합에 아크로 조건을 제시하거나 이를 충족하면 적용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DL이앤씨는 상대원2구역만을 위한 신규 브랜드(미정)를 제안했다. 1안은 기존 'e편한세상', 2안은 신규 브랜드다. 공사비의 경우 1안은 평당 682만원, 2안은 682만원+α다. 2안 적용시 착공 후 경미한 설계변경과 조합원 마감재 업그레이드가 이뤄진다. 사업 일정도 1안과 같은 내년 4월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브랜드 고급화에 대한 열망을 충족시키겠다는 목적으로 치열한 내부 검토 끝에 상대원2구역만을 위한 리미티드 에디션 브랜드의 적용을 제안했다"며 "대단지인 만큼 빠른 착공을 통해 사업을 안정적으로 안착시키고 확실한 투자수익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비사업 조합에서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요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고급 아파트 이미지를 통해 가치를 올리겠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건설사들은 희소성과 상품성을 이유로 하이엔드 브랜드를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면 아파트 가치가 오를 수 있지만 공사비도 뛴다. 이는 조합원들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시공사 선정 당시 일반 브랜드로 적용하기로 했다가 하이엔드 브랜드로 바뀌게 되면 설계도 변경해야 한다.

건설사들도 무분별한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현대건설은 최고 의사결정권자로 구성된 '브랜드위원회'를 통해 사업지의 적정성을 심의, 통과하는 경우에만 '디에이치' 브랜드를 적용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추진하면 기준을 맞추기 위한 공용시설 면적 추가, 커뮤니티 시설·마감재 변경 등이 수반돼 공사비가 상승한다"며 "추가분담금이 올라가고 인가를 받은 상황에서는 브랜드 변경시 사업이 더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최근 전국 10~50대 남녀 1만7100명을 대상으로 2025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DL이앤씨의 아크로가 5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아크로는 전체 응답의 42.3%가 가장 선호하는 아파트 브랜드로 선택됐다. 이어 현대건설 '디에이치'(24.6%), 대우건설 '푸르지오 써밋'(17.4%), 롯데건설 '르엘'(15.7%) 등의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plusik@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