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이랜드이츠, 경기 불황 장기화에도 성장 이어갈까


애슐리퀸즈, 이랜드이츠 전체 매출 70% 차지
이랜드팜앤푸드와 연계해 운영 효율화

이랜드이츠가 경기 불황, 외식 포화 두 가지 악재에도 매해 최고 실적을 쓰고 있다. 여기에는 이랜드이츠 핵심 수익원인 애슐리퀸즈가 자리 잡는다. 이랜드이츠는 애슐리퀸즈 프리미엄화를 추진하며 모회사와 협력해 가격 방어를 하는 등 소비자들에 1만원대 가성비 뷔페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애슐리퀸즈 뉴코아 평촌점. /손원태 기자

[더팩트 | 손원태 기자] 이랜드이츠가 가성비 뷔페를 앞세워 경기 불황과 외식업 포화에도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이랜드이츠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애슐리퀸즈가 고물가 시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실적으로 탄력이 붙은 영향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이츠는 최근 3년간 연 매출이 △2022년 2536억원 △2023년 3553억원 △2024년 4706억원으로 매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랜드이츠는 올해 3분기 누계 매출도 4158억원으로, 전년 동 기간(3358억원) 대비 23.8% 증가했다.

이랜드이츠 성장세는 외식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경쟁업체 더본코리아와 비교해도 뚜렷하다.

더본코리아의 경우 최근 3년간 연 매출이 △2022년 2822억원 △2023년 4107억원 △2024년 4642억원으로 지난해까지 이랜드이츠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회사와 오너인 백종원 대표가 구설에 휘말리며 실적이 정체됐다. 더본코리아 3분기 누계 매출은 2723억원으로, 전년 동 기간(3469억원) 대비 21.5% 감소했다.

외식업계는 최근 고환율 여파로 원재료 가격이 치솟는 등 어려운 실정에 놓였다.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도 크게 늘면서 외식 물가도 덩달아 상승하는 모습이다. 이에 소비자 사이에서는 외식비 부담을 호소하며,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국내 외식산업은 브랜드 수 9873개, 가맹점 매장 수 18만942개를 기록하면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이랜드이츠는 외형과 내실을 둘 다 챙기고 있다. 이랜드이츠 올해 3분기 누계 순이익은 전년 156억원에서 64.7% 오른 25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랜드이츠 핵심 수익원은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가성비 뷔페 브랜드 애슐리퀸즈다.

앞서 이랜드이츠는 지난 2003년 3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애슐리퀸즈 전신인 애슐리를 처음 선보였다. 당시에도 평일 점심 9900원이라는 파격가로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탔다. 애슐리는 이후 애슐리와, 애슐리W, 애슐리퀸즈 등 세 가지 버전으로 20년 넘게 운영됐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뷔페가 고위험시설로 분리되면서 애슐리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때 이랜드이츠는 애슐리를 프리미엄 콘셉트로 꾸민 애슐리퀸즈로 일원화됐다.

애슐리퀸즈는 현재 평일 점심 1만9900원에 뷔페를 제공하고 있다. 애슐리가 애슐리퀸즈로 탈바꿈하면서 기존 메뉴 가짓수도 80여 개에서 200여 개로 크게 늘었다. 메뉴도 한식과 양식, 일식, 중식 등 폭넓게 구성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혔다. 이를 위해 매장 규모도 300평 안팎으로 널찍하게 조성했다.

그 결과 애슐리퀸즈는 빠른 성장세와 함께 코로나19 엔데믹 기점인 지난 2022년 59곳에서 2025년 말 119곳으로 매장을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사진은 이랜드이츠가 오는 12월 20일 오픈하는 애슐리퀸즈 HOUSE OF ASHLEY 내 디저트 메뉴. /이랜드이츠

이랜드이츠의 사업 비결에는 고물가 시대에 대응한 가성비 전략이 꼽힌다. 이랜드이츠는 모기업 이랜드의 식자재 유통 계열사인 이랜드팜앤푸드를 통해 식자재를 제공받는다. 이랜드팜앤푸드가 원재료를 대량으로 구매해 애슐리퀸즈 등에 납품하는 구조다. 이랜드이츠는 이랜드팜앤푸드 지원 속에 애슐리퀸즈 원가를 방어한다.

또한 이랜드이츠는 애슐리퀸즈 매장에 키오스크와 로봇 등을 도입하며, 인건비 부담도 크게 낮췄다. 애슐리퀸즈가 현재까지 가격 인상 없이 1만원대 뷔페를 제공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아울러 이랜드이츠는 2월 딸기, 4월 치킨, 7월 전복, 11월 말차 등 애슐리퀸즈를 시즌별 특화 메뉴로 기민하게 대응했다. 최근에는 '옴니보어(omnivore, 개성 있는 소비)' 콘셉트로 매장에도 변화를 줬다. 소비자가 자신의 기호에 따라 음식을 자유롭게 조합해서 먹을 수 있도록 한 가지 재료라도 다채롭게 구성한 것이다. 이를테면 치즈를 치즈 퐁듀나 치즈 딥소스 등과 같이 여러 종류로 진열해 취향껏 햄버거를 만들도록 공간을 꾸몄다.

이랜드이츠는 애슐리퀸즈 인기에 힘입어 오는 20일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전과는 다른 콘셉트로, 디저트 열풍에 착안한 '하우스 오브 애슐리'를 론칭했다. 이곳 역시 1만2900원에 타르트와 치즈케이크 등 디저트를 무제한 시식할 수 있다.

이랜드이츠는 최근 9개 외식 브랜드의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애슐리퀸즈의 성장세에 힘입어 가성비 뷔페로 선택과 집중을 펼치려는 전략이다.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시즌별로 메뉴를 다양하게 구성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라며 "뷔페 특성상 한 번 방문할 시 모든 메뉴를 먹어볼 수 있고, 좋은 품질의 재료를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이랜드팜앤푸드와 연계해 운영 효율화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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