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준비' 방점 찍은 삼성전자…사장단·임원 '기술 인재'로 채웠다


삼성전자, 2026년도 정기 임원 인사 단행
"역량 입증된 미래 기술 인재 적극 등용"

삼성전자가 25일 부사장, 상무, 펠로우, 마스터에 대한 2026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사진은 지난해 초 서울 서초구 우면동 삼성리서치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연구원들과 기념 촬영하는 모습. /삼성전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가 사장단에 이어 임원 인사에서도 '기술 인재'를 적극 중용했다. 역량이 입증된 기술 인재를 전진 배치해 기술 리더십을 확보, 지속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5일 부사장 51명, 상무 93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 등 총 161명을 승진 발령하는 내용의 2026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지난해(부사장 35명·상무 92명·마스터 10명)와 비교하면 승진자가 23명 늘었다. 삼성전자 임원 승진 규모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5년 만이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산업 패러다임의 급속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로봇, 반도체 등 분야에서 미래 기술을 이끌 리더들을 적극 중용했다는 점이다. 기술 인재를 통해 기술 리더십을 지속해서 확보하는 등 그룹의 미래를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래 사업 전략을 신속하게 실행하기 위해 AI, 로봇, 반도체 등 분야에서 성과 창출을 주도하고 역량이 입증된 인재를 등용, 미래 기술 리더십 확보를 통한 지속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데이터 기반 신기술·Biz모델 개발 성과를 창출한 데이터 지능화 전문가인 디바이스경험(DX)부문 삼성리서치 데이터 인텔리전스 이윤수 팀장(50)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다년간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AI 핵심 기술 개발을 리딩한 모바일경험(MX)사업부 이성진 랭귀지 AI 코어기술개발그룹장(46)도 부사장 승진 명단에 포함됐다.

갤럭시Z폴드7 초슬림·초경량 기술을 성공적으로 적용한 MX사업부 스마트폰개발5그룹 최승기 부장(48)은 상무 승진했다. 디스플레이 개발 전문가 김대영 VD사업부 제품디스플레이 랩장(48), 로봇 개발 전문가 최고은 삼성리서치 로봇 플랫폼팀장(41)도 DX부문 상무로 승진했다.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는 소프트웨어(SW) 개발 전문가인 장실완 메모리사업부 솔루션플랫폼개발팀장(52)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SOC 설계 전문가인 박봉일 시스템 LSI사업부 SOC선행개발팀장(53)도 커스텀 SOC 제품 개발을 리드하며 부사장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D램 공정 인터그레이션 전문가인 유호인 DS부문 메모리사업부 D램 PA2그룹 부장(46)은 상무 승진했고, 반도체연구소 플래시 TD팀에서 일하고 있는 이재덕 CTO(55)는 유일한 펠로우 승진자가 됐다. 로직 소자 전문가인 반도체연구소 로직 TD1그룹의 강명길 CTO(43), 반도체 패키지 열특성 전문가인 반도체연구소 PKG개발팀 김재춘 CTO(44)는 마스터로 선임됐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기술 인재'를 과감히 등용한 것은 앞서 사장단 인사에서도 나타난 현상이다. 지난 21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미래 신기술을 연구하는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 사장에 외부 석학인 박홍근 하버드대 교수가 임명됐다.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 겸 삼성리서치장에는 SW 전문가인 윤장현 삼성벤처투자 대표가 승진 발령됐다.

삼성전자는 임원 인사에 대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AI, 로봇, 반도체 등 분야에서 미래 기술을 이끌 리더들을 중용했다고 설명했다. /더팩트 DB

이날 삼성전자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주요 사업 분야에서 경영 성과를 창출한 인재들을 승진시키는 등 성과주의 인사 원칙을 견지하는 모습도 보였다.

DX부문 MX사업부 스마트폰PP팀장인 강민석 부사장(49)과 DX부문 VD사업부 상품화개발그룹장 이종포 부사장(51), DX부문 DA사업부 영업전략그룹장 한의택 부사장(51세),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 글로벌 테크놀로지 엔지니어링 팀장 황근철 부사장(52세) 등이 주요 사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성과를 인정받은 대표적인 승진자들이다.

DS부문에서는 메모리사업부 D램 PE팀장 홍희일(55세),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PA1그룹장 노경윤(53), 시스템 LSI사업부 센서 솔루션팀장 김이태(54세), 파운드리사업부 제품기술팀장 김영대(57) 등이 성과주의 인사 원칙 아래,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요 사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성과가 크고 향후 핵심적 역할이 기대되는 리더들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사업 성장을 주도해 나갈 미래 리더십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두각을 나타내는 젊은 인재들을 과감히 발탁, 세대교체를 가속화하는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돌파할 차세대 경영진 후보군 육성을 이어갔다. 30대 상무는 2명, 40대 부사장은 11명이 배출됐다.

30대 상무 승진자는 DX부문 MX사업부 시스템 퍼포먼스그룹장인 김철민 상무(39)와 DX부문 삼성리서치 AI 모델팀 이강욱 상무(39)다. 김 상무는 시스템 SW 전반을 아우르는 기술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커널 메모리 최적화, 성능 개선 솔루션 개발 등 단말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상무는 생성형 AI 언어·코드 모델 개발을 주도한 AI 분야 전문가다.

다양성과 포용성에 기반해 글로벌 인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인사 기조도 이어졌다. DX부문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 ESG전략그룹장 정인희 부사장(51)은 ESG 분야 전문성과 국제기구 네트워크 등 폭넓은 업계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가능경영 관련 전략을 제시하고, 주요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주도한 공을 인정받아 여성 부사장이 됐다.

DA사업부 여성 최초로 생산법인 구매 주재를 역임한 DA사업부 전략구매그룹장 이인실(46), 마케팅 경험이 풍부한 브랜드 전문가로서 마케팅 콘텐츠 수준을 제고한 글로벌마케팅실 브랜드마케팅그룹장 최보람(48), 주요 분야의 M&A 및 투자 실행을 통해 사업 성장의 토대를 마련한 이성심(48) 등이 상무로 승진했다.

DS부문에서는 중국 영업 전문가 제이콥주 DSC 화남영업팀장(47)이 부사장으로, 환경 정책·법규 분야 전문가 김경아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환경보전그룹장(47)이 상무로, 클린 공정개발 전문가 전하영 반도체연구소 파운드리공정개발팀 CTO(46)와 광학 설계 및 시뮬레이션 전문가 노숙영 SAIT 포토닉스 TU가 마스터로 각각 선임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이번 삼성전자 임원 인사에 대해 "인재 전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유능한 인재에 대한 이탈 방지와 다소 침체된 조직 분위기를 전환하는 등 다각적인 이유에서 승진 규모 등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기술의 삼성을 실현하고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AI, 로봇 등 기술 인재에 대해 승진 카드로 격려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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