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금기 깬 서유석…억대 연봉·전관예우 걸고 금투협 3파전 격화


연봉 7억·퇴직 후 2년간 월 2000만원 전관예우
'연속' 서유석·'전문' 이현승·'현장' 황성엽 3파전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장-금융투자업계 CEO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이한림 기자] 금융투자협회장(금투협회장) 선거 열기가 뜨겁다. 금융투자업계 '양대산맥'인 증권업계와 자산운용업계를 각각 대표하는 신임 후보가 1명씩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현직 협회장의 유례 없는 연임 도전으로 3파전 양상을 띠면서 업계를 뛰어넘는 주목을 받고 있어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차기 금투협회장은 내달 중순 예정된 금융투자협회 총회에서 비밀투표를 통해 선출된다. 후보추천위원회는 공모자를 대상으로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날 기준 후보추천위원회 공모에 등록했거나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차기 금투협회장 후보는 총 3명이다.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황성엽 현 신영증권 사장과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 그리고 현 금투협회장인 서유석 회장이다.

후보자 공모 마감일(19일)을 하루 앞두고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인물은 단연 서 회장이다. 서 회장은 지난 17일 현직 협회장이 주관하는 간담회를 마련해 차기 금투협회장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을 '한 번 쓰고 버리기 아까운 자산'이라고 표현하면서 3년간 임기 동안 축적한 업무와 대관 능력은 물론 정부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서라도 자신의 역량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규정엔 없으나 금융투자업계에서 그간 불문율로 여겨진 '연임 금지'를 스스로 깼기 때문이다. 역대 금투협회장의 연임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의미다. 현직 회장으로서 확보한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연임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공정한 선거를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각오는 남다른 상태다. 최초 연임 도전뿐만 아니라 퇴임 후 전관예우와 셀프 결제, 잦은 해외 출장 등 자신과 관련한 부정적 시선들을 정면 돌파로 대응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서 회장은 간담회에서 "퇴임 후 협회와 어떤 고문 계약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임 회장의 고문 예우 기간 연장 건에 서명은 했으나, 본인은 해당 예우를 받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해외 출장 관련해서는 선거를 앞두고 예정된 일부 해외 출장을 취소하거나, 자신의 대관 능력을 더 강조하면서 논란 확산을 방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협회 후보추천위원회는 19일 차기 금투협회장 후보 공모를 마감하고 제출된 공모 서류를 바탕으로 서류와 면접 심사 등을 거쳐 최종 후보자를 선정한다. 이를 통해 최종 후보자가 선정되면 차등투표(1사 1표 30%, 연간 협회비 분담률 가중 70%) 방식의 회원총회를 열어 차기 금투협회장을 선출한다. /더팩트 DB

이렇다 보니 서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다면 다시 받게 될 대우에 대해서도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고액 연봉과 퇴임 후 초호화 예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3명으로 압축된 후보들이 차기 금투협회장에 도전하는 핵심적인 이유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올해 국회 국정감사 자료와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금투협회장은 기본 연봉 3억5600만원에 동일한 액수의 성과급이 더해져 총 7억1200만원의 급여를 수령했다. 이는 5대 금융협회장 중 은행연합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퇴임 후 2년간 월 2000만원가량의 고문료와 사무실, 차량, 운전기사, 개인비서 등이 제공되는 전관예우도 금투협회장이 받는 핵심 대우 중 하나로 꼽힌다. 전관예우 기간이 2년인 이유는 애초 1년이었으나 2023년 1월 서 회장이 취임 직후 결재를 통해 기간을 늘린 탓이다.

서 회장은 자신은 예외적으로 전관예우를 받지 않겠다고 확언했으나 연임에 성공하면 의미가 없는 이야기라는 해석이 일부 나온다. 친정이자 협회 회원사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래에셋그룹에서도 그의 행보에 회의적인 기류도 감지된다. 증시가 호황하고 '코스피 5000'을 목표로 한 정책 방향성에 맞춰 능력이 되는 인물이 규정에서 허용되는 범위만 지킨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제7대 금투협회장 선거는 막이 오르기도 전에 달아오를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차기 협회장 선거 구도가 3파전을 띠고 있지만 인지도가 높고 안정적인 연속성 등을 피력한 서유석 회장이 현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관료 출신의 정책 전문성을 내세운 이현승 전 대표나 38년간 증권 외길 인생만 걸어온 황성엽 사장도 각각 공정성과 경험, 협회 중 비중이 가장 큰 증권사 현직 대표라는 무기로 선거에 임하면서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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