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성, 정비사업 새 역사 쓴다…수주액 10조 '눈앞'


현대, 장위15구역 수주시 최초 10조 돌파
삼성도 9조 돌파 앞둬…성수2지구는 변수
올해 10대 건설사 수주액 '역대 최고' 전망

현대건설은 지난 8일 공사비 3567억원 규모의 부산 사직5구역 재개발을 따내며 정비사업 수주액 9조원을 돌파했다. /현대건설

[더팩트|황준익 기자]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 1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건설은 현재 9조원을, 삼성물산은 8조원을 넘어섰다. 연말까지 대형 수주가 유력하다. 정비사업 수주액 10조원 달성은 업계 최초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장위15구역 재개발 조합은 오는 29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임시 총회를 연다. 조합은 지난달까지 세 차례 입찰을 진행한 결과 현대건설만 단독으로 참여했다.

장위15구역 재개발은 서울 성북구 장위동 일대 지하 5층~최고 35층, 37개 동, 3317가구 규모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예정 공사비는 평당 830만원으로 총 1조4663억원이다. 조합은 총회에서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수의계약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지난 8일 공사비 3567억원 규모의 부산 사직5구역 재개발을 따내며 정비사업 수주액 9조원을 돌파했다. 장위15구역을 수주할 경우 역대 최고 기록인 2022년 9조3395억원을 경신해 국내 건설사 최초로 수주액 1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삼성물산은 지난 15일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을 따냈다. 1975년 준공된 여의도 대교아파트는 최고 49층, 4개 동, 912가구(임대주택 146가구 포함)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는 3.3㎡당 1120만원, 총 약 7700억원이다. 이로써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은 약 8조3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삼성물산은 오는 29일 시공사를 선정하는 은평구 증산4구역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수주도 앞두고 있다. 증산4구역은 은평구 증산동 일대 최고 41층, 3574가구 규모 공공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삼성물산은 DL이앤씨와 컨소시엄을 구성, 단독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주관사는 DL이앤씨다. 공사비는 약 2조원에 달한다. 지분율에 따라 삼성물산의 수주액은 9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지난 15일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을 따냈다. /황준익 기자

삼성물산이 10조원을 돌파하려면 성동구 성수2지구 재개발이 관건이다. 성수2지구 재개발은 공사비가 1조7846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입찰을 마감했지만 관심을 보이던 삼성물산,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가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조합장과 특정 건설사와의 불미스러운 의혹이 터졌고 조합장은 결국 사퇴하며 추후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연내 시공사 선정이 물 건너가면 현대건설은 7년 연속 정비사업 1위를 달성할 전망이다.

올해 10대 건설사의 정비사업은 현재 약 40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7조8000억원과 비교해 12조원 이상 늘었다. 업계에선 연말까지 44조원을 돌파해 역대 최고인 2022년 4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본다. 특히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비중이 절반에 육박해 '빅2'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업계에선 앞으로 기업의 신뢰도, 이미지는 물론 이주비 지원과 금융 혜택 등을 지원할 수 있는 건설사가 수주에 경쟁력을 가져갈 것으로 내다본다. 6·27 대출 규제로 조합이 이주비 지원에 관심이 쏠리면서 자금 조달능력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재건축 조합장은 "조합원들이 브랜드를 중요시하지만 시공사의 금융조건을 꼼꼼히 따져보는 경향도 있다"며 "젊은 조합원들 중심으로 신용등급이 높거나 재무구조가 양호한 건설사를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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